내가 사는 남녘엔 그저 흉내만 냈을 뿐이라
눈이 얼마나 왔는지 실감을 못한다.
100년 만이라는 눈 소식에
채널을 고정하고 있다.
잠시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논산훈련소 개소이래 처음으로
지난 달 입소한 훈련병까지 동원되었다고 한다.
아뿔싸, 큰아이 뒤통수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좁은 방안에서 길게 목을 뺀다.
얼룩무늬 장병들이 무너진 닭 축사를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쓰며 연신 삽질을 해댄다.
2월 기온이 20도나 올라갔다며 희희낙낙
눈물은커녕 연신 웃음을 흘렸던 입대일이 떠오른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라지만
훈련병인 내 아들이, 그것도 춘삼월에 눈과의 전쟁을 할 줄 내 어이 짐작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