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농한기에 아버지는 한 손으로는 짚을 연신 가지런히 가마니틀에다 넣으시고
발을 움직이며 가마니를 짜셨다 덜커덕덜커덕...
그 아버지 옆에서 딸들이 돕겠다고 새끼를 꼬았다
짚은 억새고 거칠어서 어린딸들의 손에는 크고 작은 상처가 많이 났지만
누구도 얼굴을 찌푸리거나 힘들다는 내색없이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어린 막내동생까지도 나서서 새끼를 꼬다가 상처를 치료하지 않아 손가락이 곪았다
많이 아플텐데 그만하라고 해도 거들었다
아버지는 치료를 해주신다며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침을 발라주시거나
담배를 피우시고 담배 재를 발라주시거나 하셨다
지금 아이들은 비 위생적이라고 놀라 도망을 할 일이지만 그때는 너무도 당연한 치료법이었다
저녁마다 힘들었지만 누구도 힘들다고 생각지 않았고
그시간이면 가족들이 가장 오손도손 단란한 시간이었다
요즈음 저녁만 먹으면 각자 자기방으로 들어가 오로지 컴퓨터 게임에만 열중하는 아이들에겐
동화속의 이야기겠지만
숯불 화롯가에서 손이 시꺼멓게 되고 또 얼굴에 시꺼먼 무늬를 넣을지라도
고구마 감자 구어 나누어 먹으며 여러 식구 한방에 좁게 끼어 앉아 웃을때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