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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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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죽음


BY 시한수 2004-02-28

영원히 같이만 살줄 알았습니다.

 

모두가 가는 길인데 임의 가시는 길은

먼 옛날의 일인 줄 알았지요.

 

그러나 임은 가셨습니다.

 

잡지는 않겠어요.

 

가시는 그 길이 비단길이 되어 편안한 걸음을 하시옵소서.

가던 걸음 불편하다고 다시 돌아오지는 마세요.

 

목이 불편하다고 숨이 막힌다고 같이 종교 활동하던

사람에게 말했다지요....

 

그리고 쓰러졌습니다.

 

건강하던 분이 이별의 말 한마디 못하고

자식들 가슴에 사랑만 남겨놓고 떠났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군요.

 

어머니! 님의 가시는 길은 모두가 사랑이 넘쳐있습니다.

어머니! 님의 가시는 길은 모두가 사랑의 흔적이랍니다.

 

인연이 있어 세상에 다시 태어나신다 하더라도

내 어머니는 되지 마세요.

인연이 있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내 흔적은 지워주세요.

 

나는 어머니를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아요.

나는 어머니가 원망스럽군요.

 

나도 어머니를 따라 갈 것입니다.

나도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갈 거라고요.

 

오늘도 대문 밖을 서성입니다.

 

저 멀리서 어머니 오시는 소리가 들리는 군요.

 

아! 그러나 끝내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 그러나 끝내 문은 열리지 않더군요.

 

어머니!

 

오늘도 그대 모습 그리워 눈물로 밤을 지새웁니다.

 

몸은 비록 늙고 여위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나의 어머니!

 

다시 그 모습을 볼 수는 없겠는지요.

 

출근 때 작은 방에 불 켜 놓고 기도드리며

잘 갔다 오라고 미소 지으시던 어머니!

 

집안의 곳곳에 당신의 흔적이 남아 있나이다.

 

지금이라도 방안에 있다가 나오시며

나를 안아 주실 것 같은 어머니!

 

손이라도 한 번 잡게 해 주세요.

 

이미 저 세상에 가셨다고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가요?

 

나 이제 당신을 잊습니다.

 

세월이 가면 그 모든 모습도 아득히 멀어져 가겠지요.

 

그대 가시는 길에 향을 피워 놓습니다.

나의 기억 속에도 향을 피워 놓지요.

 

그리고 절을 합니다.

 

그 옛날 그대는 나의 어머니였다고,

나는 이제 그대를 잊기로 했어요.

 

다만 더 좋은 곳으로 가셨다고 기뻐하기로 말입니다.

 

어머니! 이 아들이 없어도 부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