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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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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02-24

우리집은 강원도 춘천의 작은 효자동

옹기종기 모여서 개나리 나무 담을 하고 판자로 대문을 만들어 잠금장치도 철사를 달팽이 처럼 돌려서 고리에 걸어 몇 바퀴 돌리면 대문을 잠궜다 생각하고 여섯식구가 잠이든다

마당에 펌프물이 내려가는 도랑은 매일 삼으로 흙을 퍼내야 물이 잘 내려간다

그 도랑을 퍼낼때마다 "으~그 냄새  맨날 퍼도 흙이 썩냐 머 맨날 구정물 버리는것도 아니고 설거지 맨 마지막물은 깨긋하고 또 빨래 도 마지막 행군 물은 얼마나 깨긋한데 이렇게 냄새가 나는지 "옥이는 항상  도랑을 치울때마다 기분이 그래서 혼잣말로 씨부렁 댄다

엄마가 알면 난리가 나니까 항상 혼잣말이 많다

누가 옥이를 알아주지도 않으니 옥인 항상 혼잣말이다

설거지 할때도 빨래 할때도 또 지금처럼 도랑을 치울때도 그렇고 개나리 담 을 낫으로 가지를 가지런히 칠때도 옥이는 항상 혼자다

그래도 누가 알면 그 혼잣말도 다물어버린다 

혼날걸 알기에 누구한테도 말을 하지도 건네본적도 없다

머리는 자를돈이 없어서 길게 길어진 머리를 뒤로 멋 대가리도 없이 질끈 동여맸다 꺼먼 고무줄로   ...옷은 겨울도 그옷 여름도 그옷 신발은 항상 떨어진 운동화다

그나마 비가오면 새기때문에 그런날은 양말이 젖으면 혼이 나니까 항상 맨발이다

동생들 다~학교가고나면 혼자서 빨고 치우고 널고 쓸고 그리곤 또 혼자다

엄마는 절뚝거리며 놀러도 잘간다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먹고 놀고 저녁때가 되야 오신다

올땐 한손에 두부나 아니면 호박이나 아니면 다른 못 쓰는팔을 성한팔로 잡고 절둑 절둑 거리며 그 널판지 대문안으로 들어오신다

옥이는 "엄마 어디서 놀다와 ?훈이네 집도 없던데......."

"엄만 머 하러 찾어?왜?젖먹을래?왜 찾어<< 영수네사 놀다 저녁먹고 온다 왜"

옥인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만 끄덕인다

기분도 나쁘진 않다

옥이는얼른 저녁을 먹고 치우고 흑백 티비를 본다

전기세 나간다고 불은끄고 티비불이 구릿구릿하게 방을 밝히고 있다

저녁 10시

영수엄마의 술취한 소리가 들린다

'옥이엄마 옥이야  아고 나죽네 아고 속이야 이놈의 술이 또 지랄이네"엄만 "야 옥이야 문 열어바라 영수엄만가부다 얼렁"

옥이는"응"하고 문구멍이 난데로 손가락을 넣고 방문을 열어젖힌다

영수엄마가 마당에 앉아있다

"엄마 영수엄마가 마당에 있어 "

엄마는 "아고 성님 왜 여기로 왓어요?집으로 가야지 응?시상에 얼마나 마셧나 그래 아고 냄새야"

엄마는 옥이를 부르며 영수엄마를 부축해서 방으로 들인다

아끼던 전기도 키고 동생들이 한쪽으로 몰린다

엄마는 "아고 성 어디서 마셧어 그래 "하며 "옥이야 저기 농에서 요갓다 펴라 아줌마 눕히게 얼렁'

옥이는 '엄마 그거 내가 어제 엄마한테 욕 먹으면서 시친거아냐 엄마 나 그거 싫어

내가 하루종일 엄마한테 욕먹으면서 손가락이 바늘이 찔리면서 피가나도 엄만 모른척 하고

나 혼자서 엄마한테 혼날까바 옷에다 피를 문지르면서 한건데 그걸 갓다 피라고?"

옥이는 정말 당차게 대든다

어제 하루종일 그 요하나때문에 얼마나 힘들게 배우며 만든 요호청인데 그걸 갓다 피라니

옥이 목줄에 핏대가 선다

엄만 아무소리 안하고 일어서서 그요를꺼내 아랫목에핀다

"성님 어서이리와요 여기 누워서 자요 응? 아고~늘어지면 무겁다더니 정말 무겁네 성"

영수엄마는 그저 듣는지 마는지 그래도 들으니 그 요로 올라와 누웠을거다

풀을메겨 빳빳하게 해서 다듬이질을하고 밟아서 땡기고 누르고 해서 만든 요 껍떼기를 만든건데 세상에 저 술챈 아줌마가 와서 깔아뭉게다니

옥이는 화가나서 죽을지경이다

옥이는 하루종일 그걸 하면서 속으로 "이거 누가와도 주지말아야지 '하고 다짐을 했는데 하루도 못넘기고 저 아줌마가 와서 속을 뒤집는다

냄새도 냄새지만 엄마가 더 밉다

그렇게 옥이를 욕을하고 소리를 지르고 "나이가 얼만데 그거 하나 못하냐는둥  한번 가르치면 그대로 해야지 왜 못하냐는둥 그런 대가리로 멀 해먹고 사냐는둥 하더니 이젠 지쳣는지 신세 타령이 나오는데"아고 내 팔자야 어쩌다가 내가 이놈의 팔병신이 되서 저 놈의 기집애 한데 시키고 악을쓰는지 모르겠다"  "얼은 내가 죽어야지 이 놈의 팔자 하루더 살아야 하루 더 고생이지  서방 덕 없는년이 먼 날이 있다고  이병신이 살아서 이 고생인지 몰라 으구 지겨워라"

옥이는 겁에 질려서 언제 또 소리지르고 때릴지 몰라 전전 긍긍 바늘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엄마의 소리에 귀 기울이랴 바느질 하랴 얼굴에 땀이 젖어 내린다

옥이는 밤늦게까지 영수엄마를 속으로 욕을하고 잠이든다

새벽에 일어나보니 아줌마가 안보인다

오줌누러갓나 생각한 옥이는밖을보지만 신발이 없다

얼른일어나 보니 세상에~

하얗게 빨아삶아서 두들기고 밟고 해서 만든그 요에다 그 아줌마가 다~토하고 뭉개고 그렇게 해놓고 새벽에 내뺐다

얼마나 기가막힌지 옥인 어제 저녁보다 이 새벽 도망간 그 아줌마가 더 얄밉다

엄마도 속상하고 나 한테 미안하던지 아무소리가 없다

난 어제 꿰멘 그 실을 다뜯으며 바로 엄마한테 한 소리 한다

'엄마 엄만 그렇게 내가 미워/어떻게 죽어라 살아라 하면서 시침을 한요를 냉큼 갓다 깔아주라고 해놓고 이게 머야 ?나 밉다 밉다  죽어라 죽어라 살릴년 죽을년 하면서 그 아줌마 한테는 요를 깔아주고 싶엇어 ?이젠 나 안해 엄마가 해 그렇게 해서 또 영수엄마 오면 또 깔아줘"엄마 아무소리 없다

"나두 이럴줄 몰랐지 이렇게 개울줄 알았냐 "

'아고 성두 내 깨끗한 요를 줬으면 잠만 자구 갈일이지 어쩌자구 다 토하고 이고 술이 웬수지 웬수"옥이가 도 한마디 한다

"엄마 엄마가 아줌마 줘서 이랬으니까 엄마가 아이 빨아 그럼내가 다시 할께 '

"그래 엄마가 하마 우라질년 아침부터 우라지게 지랄하네 "

그래도 엄만 옥이한테 미안한지 욕도 힘이 없게 하고 또 욕할때 옥이 얼굴을 처다보지도 않는다

방문을 열어놓고 반나절을 냄새를 뺀다

엄만 녹강에서 펌푸질하며 그 토한걸 흔들어 털어낸다

옥이는 마루에 앉아서 다리를 흔들며 엄마를 처다본다

"으그 냄새야 얼마나 지독한지 여까지 나네 "

옥인 코를 막고 맹맹이 소리를 낸다

엄마 아무소리없이 펌프질을 힘차게 한다 한 손으로

그런다고 내소리가 안들릴랴만은 못 들은척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