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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08

바람불어 좋은 날


BY 올리비아 2004-02-16


 
늘 한가하다가도 바쁜일은 왜 연일 생기는지..
괜히 일없는 아줌마가 괜시리 바쁜척 하자니
영 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연일 대전으로 서울로 바쁜일정에 어느새
다음날 작가방 모임이 있는날의 내 심신상태는
사실 그로기상태였다.
갈까 말까... 

그래도 모처럼 오돌또기가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는데..
문밖을 나가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약국에서 미리 쌍화탕 한병을 미리 마시고
전쟁에 나가는 군인처럼 씩씩하게 버스에 올라

또기에게 전화를 하니 
자기는 못나간다고...미안하다고..헐~@,@
자기가 안나간다고 하면 나도 안갈까봐..

이렇게 친구의 배신으로 
그날 하루의 전쟁은 시작되고...

언제나 혼자 나가는 외출은 긴장의 연속이다.
내가 탄 버스나 전철을 탈때마다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묻고..나 혼자서도 정신이 없다.

12시 넘어 서울역에 도착해서 보니
티브에서 보던 노숙자들이 차가운 바닥에 
누워자는 모습을 보는 마음이 무겁게 내려 앉았다.

지하로를 건던 난 약속시간 10분 늦음에도
구경할건 다 하면서 걷다가 순간 발길을 멈추었다.

널려져 있는 책들 제목이 한결같이 
토정비결,관상,점보는법...

호기심많은 난 그런 책들이 모여있음이
재밌어서 잠시 서서 두리번 거리는데
상점주인이 뒷전에서 반갑게 맞이하는게 아닌가..

"아가씨 책 사시게요?"
캬~이기 몇년만에 들어보는 아가씬겨~~

주인에게 앞모습 들키기 전에 후딱 도망왔다..아~후~

두어시간만에 만난 모임 장소에는 
부지런한 님들이 벌써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그나마 영계?에 속하는 선물님과 나 그리고 장미님은
선배 언니들의 삶의 정열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어쩌면 그렇게도 열심히 노력하며 사시는지
다시 또 나의 게으름을 재차 확인하는 자리였다.

극구 춥다고 남산가기를 반대하던 나와 장미는
결국 안단테님의 "나를 따르라!"라는 위풍당당에
잡아준 택시에 에고고~~~꾸겨 올라타고..

잠시 후 식물원에 오르자 언제 그랬냐는듯 
난 산책하듯 거닐며 리본님의 카메라앞에서 
갖은 포즈로 사진까지 찍으니..
크~천의 얼굴이라고나 할까..^^v

처음엔 극구 사진 안찍겠다던 우리는
좀전의 모습은 다 어디로 가고

리본님께서 사진기만 들여데면 
우르르 몰려와 찍으니 못말리는 아즈메들 맞다..ㅋㅋ

사진공부하시는 리본님의 
접사와 화소를 배우며..ㅎㅎ

아후 그때가 좋았지..
잠시후 거센 바람을 맞으며
남산을 내려오는데 앞을 바라볼수가 없을 지경이다.

아마도 가발쓴 사람있었으면 날아가고 없으련만
모두들 가발은 분명 쓰고 오지 않은듯 하였다..

에휴~ 오늘 난 극기훈련하는겨..
속으로 혼자 궁시렁거리며..^^

그렇게 우리는 바람불어 좋은날 영화 한편을 
머리카락 죄다 뒤집어지고 날리며 내려오니
망가짐 모습에 결국 서로들 본?모습 다 들켰다며 웃고..^0^

그리곤 힘겹게 찻집을 찾아 들어와보니
흠마나...박실이님이 어디로 간겨...

안단테님은 다시 시장바닥을 누비며
박실이를 아시나요 영화한편 찍고 오고..

하여간 우리는 경악을 금치못하고..
서로 할말을 잃곤 바라보았다.

어찌..어찌 이런 일이..
차라리 작업에 능한 나를 잃었더라면..

그럼 비아..천우신조의 이 기회에 모처럼 
사냥?이나 하고 다녔음 누가 아냐구요~~~

모처럼 분장도 잘해서 아가씨소리도 들었겠다
한건 올릴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다니..

남편이 알어..기억력 쨩 좋은 아리님이 알어~~ 아후~
완전범죄여...완전범죄..ㅋㅋ

두번 다시는 올수 없는 기회를 이쁜 박실이님에게..주시다니..
오~~야속한 신이시여....ㅜㅜ

삼삼오오 헤어지면서 장미님과 리본님과 함께
서울역으로 걸어오는데 복잡한 거리에서 
발길 빠르신 리본님은 그새 안보이시고...

와~ 참말로~
이 바닥에서 만나면 인간성 상실되는거 시간문제네그려.

에휴~~~ 다시 또 서울역에서 전철을 타면서
긴장의 눈빛으로 노선을 보고 또 보고..

표를 끊고 계단을 내려가자 마침
전철이 기다리고 있기에 낼름 올라타곤 
혹시나 싶어 옆 사람에게 물었다.

"이 전철 수원가나요?"
"...잘 모르겠는데요.."

헉..혹시..반대쪽로 가는거 아녀?
놀란 난 또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수원가는거... 맞나요?"
"글쎄요..저도 잘 모르겠는데.."

"왜 다들 모르지?"
혼자 궁시렁 거리고 있는데
그제야 나를 지켜보던 아저씨가 얘길해주네

이 열차 수원역 간다고..

아띠..진작 말해주지..-_-++
그리곤 1시간후 애경백화점에서 
남편을 만나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와서는

결국..
뻗어 버렸다...ㅜㅜ;

비실비실...
오늘에야 간신히 일어나

얼굴 내미는 비아..
그날 모두들 반가웠구요 즐거웠습니다..^^

하여간 그날은 
또기한테 바람맞고...
남산에서 바람맞고...

이러다 비아..
.
.
.
.
바람나는거 아녀?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