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오는 문턱에서 지난 함박눈이 내렸을적이 생각난다.
겨울이어도 눈이 없어 유난히도 춥고 메마른시간이었다. 그런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거실커튼을 열어보니 함박눈이 소담히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베란다 창 너머로 들어오는 공원 놀이터에는 벌써 하얀눈이 소복히 쌓여 있었다. 우리 가족은 아침을 먹고 아이들을 든든히 입혀 밖으로 나왔다. 나의 두 아들은 세상이 온통 자기들것인양 뛰며 즐거워했다. 남편은 두아들의 뛰고 뒹구는모습을 놓칠세라 쉴 세 없이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댔다. 나는 눈을 뭉쳐들고 아이들과 눈싸움을 했다. 네살박이 종진이도 고사리 손으로 눈덩이를 만들어 엄마를 때리고는 까르르댔다. 엄마를 맞춘것이 재미있었나보다. 큰아들 종우는 우리집 낭만파다. 분위기를 좋아하고 차대접을 즐기는 종우는 눈침대에 벌러덩누워 시원하고 포근하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어댄다. 온통세상이 하얀 눈밭에는 어느덧 우리 가족의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