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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돌아오는거야~


BY 토곡 2004-02-11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시는 친정어머님..

이젠 고단한 삶의 날개를 내려 놓으실 연세가 지났건만 요즘도 가가호호

방문판매를 하신다

중학교 2학년때로 기억이 된다

아버지의 잘못선 빚보증과 ..빚이라는 늪에서 벗어 나기위한 몸부림에서 시작하신

노름..그 노름은 더 깊은 수렁을 만들어 아버지를 술이란 구렁텅이로 넣어 버렸다

하루하루 물이 없어 시들어 가는 화초처럼 아버진 술이라는 생명수가 없으면

하루를 버틸수 없는 지경이 되셨었다

방송에서 흘러 나오는 행복한 가정은 먼나라 이야기였고...

난 매일 매일 담배와 술로 얼룩진 아버지의 무너지는 모습에 심물이 났다..

그래도 시골에선 tv도 우리집이 제일 먼저 장만을 하고 농사가 풍년이라도 드는해엔

원하는 모든것을 해주셨던 아버지..

아주 꼬마였을때 동네에서 제일 먼저 세발 자전거를 타고 빨간 구두를 신었었다..

초등학교 입학 당시에도 다른 아이들은 보자기에 책을 넣어 다녔는데 난 그래도 가방이

있었고...솜씨 좋은 친정 어머니는 예쁜 주름 치마를 만들어 주셔서 한껏 멋을 내는

꼬마 아가씨로 통했던 기억도 있다....

방앗간 할때는  적잖은 행복감도 맛보고 아버지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부녀회장을 하시며 적극적이셨던 어머님은 부러움의 대상이셨다..

그런데 단 한번의 실수는 우리집에 행복을 한순간에 앗아갔다..

행복이란 두 글자는 나와는 상관없는 낱말이 되어 버렸고

어머닌 고생과 눈물이라는 새로운 낱말을 동반자로 맞이 하셨었다

12월 매서운 추위는 더욱더 추웠다

쌀이 떨어져 친정 어머님은 가끔 옆집에서 빌려 오시기도 하시고

가끔은 연탄이 떨어져 냉방에서 내복을 2개씩 껴입고 잠을 자기도 했다

천장에 달려있는 고드름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여기저기에서 빚을 달라고 아우성...

사춘기...

그래 난 사춘기라는 단어가 낯설게만 느껴졌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매일매일 취해 있는 아버지...소리죽여 우시는 어머니...겁에 질려 있는 두 동생들

남들이 이성에 눈을 뜨는 시기에 난 작은 지옥을 만났었다

어머닌 그때부터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하셨고

가끔 통학 버스에서 만난 어머닌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가방 만큼이나 무거운

삶에 등짐을 가득 짊어 지시고 버스에 올라.. 좌석이 나기가 무섭게 앉아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쌓여갔고 차라리 이혼이라도 하시지

왜 저렇게 힘들게 사실까?.....

차라리 이혼 하라고 말씀 드렸을때...어머닌..

지금은 비록 내 인생이 추운 겨울이지만 봄을 기다린다고 하셨다..

그렇게 고단하고 힘든 삶을 내색하지 않으시고 하루하루 종교로 이겨 내시고

자식이라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열심히 사신 분.

어머니의 노력에 감동을 받으신건지 아버진 몇년의 방황을 돌고 돌아서 제자리를

찾아 가셨고 작은 소일거리라도 찾아서 하시지만 그래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작게 남아있다.

아~~~내게도 꿈이 있었다

화장실도 가시지 않을거라는 환상을 만들게 하셨던 선생님 ..선생님이

유일한 내 꿈이었다.

1등은 아니어도 공부 꽤나 한다는 소릴 들었고...선생님이라는 꿈은 이루워

지는가 싶었었다

하긴 친정 어머님이 아니었으면 고등학교인들 꿈이나 꿀수 있었겠나 싶지만..

그땐 야간 고등학교라도 가서 빚도 갚고 집도 사드릴 생각만 했었다..

그렇지만 유난히 교육에 대한 집착이 있으셨던 어머님은...

여상이라도 가라고 권유 하셨고 ...꽤나 높은 성적으로 입학을 할수

있었다..

여상엘 다니면서도 남들처럼 주산학원이나 부기.타자 학원은 꿈도 꿀수 없었다

그저 다른 친구들이 이성에 대한...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을 뜰때 난 쉬는

시간을 이용해 타자 연습을 했고 주판알을 굴렸다..

그당시엔 몰랐는데 정말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삶을 경험한듯하다..

여상을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이 되었을때~~~~

어머님은 참~많은 눈물을 흘리셨다

밤새워 은행 단복을 어루 만지시며 작은 어깨를 들썩이시던 어머니

이불속에서 작은 흐느낌으로 어머님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혼자

결심을 했었다

그래~~~다시는 어머님 눈가에 이슬이 맺히게 하지 않으리라

어머니 인생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영원한 동반자가 되게 하리라

물론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약속도 함께~~

그렇지만 직장생활 3년만에...그것도 친정어머님과 자주 만날수도 없는

먼 곳으로 시집을 왔다...

명절이면 어머님을 그리워하고.....이렇게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기지개를 펼때면 고향에 왔을 봄을 ...어머님과 함께 했던 많은 추억들을

떠올린다..

이젠.....

고단하고 지친 날개 잠시 쉬어 가길 자식들 모두 원하지만 어머님은

요즘도 사람들을 만나러 가신다

이젠 판매가 목적이 아닌 어머니를 기다리는 '정'을 만나러 간다고

하시면서.....

엄마......봄이 왔어요~~~~

어머니 인생에도 봄이 왔다구요~~~~

이젠 정말 봄을 만끽하세요~~~봄을........

그리고 이젠 내 인생의 봄을 기다립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하고  노력해서 늦게나마 나의 꿈을 이루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

벌써 봄이 오려는지 아지랑이가 손짓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