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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3

스토커 기질


BY 27kaksi 2004-01-28


우리 가족의 스토커 기질은 가히 수준급이다.

나의 힘으로는 제어가 힘들정도로 금방 빠져들기 때문에, 오히려 나도

이젠 참는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우선 가족의 제일 어른인 애들 아빠는 한가지에 열중하기 시작하면

무제한 속도로 빠져드는것은 아무도 못 말린다.- 그것에대해, 미쳐야

사는 사람이란 글을 쓴적도 있다 -

요즘그는 골프를 멀리하고, 낚시에 열을 올린다. 집에 있을때는 무조건

안방TV는 낚시채널에 고정되어 있다. 아! 이젠 나도 붕어를 잡는

지식은 실전은 약하지만 이론으로는 아는편이다. 전국의 저수지를 망라

함은 물론 포인트장소 까지 꿰고 있는 남편때문에...... 아빠랑

모습에서부터 빼다박은 우리 큰딸은 하는짓도 딱 아빠를 닮았다.

우연히 그것도 컴을통해 다시보기로 '다모'라는 드라마를 본후로-하루

에 다본것으로 알고 있다- 당장 다모페인이 되었다.

DVD 를 사고, 페인모임에 참석하고, 석사논문을 쓰며 밤을 샐때도,

틈틈히 분석하는글을 실어서 페인들과 교환을 하고, 참 신기하게 빠져

든다. '폴오스터'에 빠져서 그사람의 모든 작품을 다보는것은 물론

전 작을 모두 사서모은다. 그래서인지 첫번에 만난 남자를 5년이나 만나

결혼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둘째딸아이는 늘씬하고 예쁜외모를 가졌지만 성격이 여리고 약해서

다른 두아이에 비해 고집이 세지 않다. 그래서 가족중에서 가장 스폰지

같은 성격을 지녔다. 눈물도 많고, 양보도 많다.

알바하는곳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하기때문에 인정을 받기도 하지만 늘

자신에게는 손해가 따른다. 늦게 퇴근을 한다거나, 남의고민을 들어

주다가 엄청난 전화요금을 물어야하는등......

그애와 나는 코드가 비슷해서, 강한 가족들속에서 때로는 코너에

몰리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스토커기질이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강한 그들에게 윤활유 역활을 하게 하기위한 하나님의 배려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그애는 늘 잔잔하게 웃는 모습으로 언니를

남동생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다음은 우리아들!

한가지에 미치면 그것에 몰두해서 다른 모든것을 잊을 정도다.

이번 구정 연휴에는 '마츠시마 나나코' 라는 일본 배우

에 미쳐서 그여자가 출연한 모든 드라마를 며칠을 두고 다운받아 보고

있다. 어쩔 수없이 온가족이 같이 볼 수 밖에 없었다. 간간이 '춤추는

대수사선'도 보았지만, 이젠 나나코 짱에게 난 질려하고 있다.

아무리 내용이 다르다고 해도 같은 주인공을 며칠을 두고 본다는것은

고문에 가까웠다. 그리고, 일본의 문화는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늘 해피앤드로 끝나는 뻔한 스토리와 약간은 유치한듯한

말투나 표정이 어색하기만 하던데.......

하여간, 가족의 스토커 기질은 좋게보면 한가지에 열중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서 좋은결과를 가져오는경우도 있다. 특히 공부도 그렇고

승부욕도 강한편이 되곤해서 경쟁에서 낙오되는일은 없다.

항상 무엇에건 끝까지 알아야하고 남보다 앞서야 하는 못말리는 가족

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서 아빠는

회사에서 최고의 사람으로, 큰아이는 유능한 교수로, 아들은 대박나는

영화감독이 되길 빌어본다.

나는 그들이 영원한 스토커의 대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