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쉰이란 나이를 바라본다
저만치 봄의 나즈막한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내 맘에 묻혀 있는 눈물을 어서 어서 토해내고 싶은데
봄은 자꾸만 멀리 멀리 있는것만 같다
잘 나가던 남편이 실직한지 일년반이 넘어간다
십여년전에 시동생 보증으로 우리는 아무것도 가질수가 없었다
오십만원을 받아들고 남편의 월급도 반을 차압당하고도
우리는 당당하게 잘 살아 왔다
내겐 아무것도 할줄 아는것이 없었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다행이 학교 선생님들 급식을 맡아
일을 할수 있는 곳이 있어 무척 행복하였다
매일 칠십명의 밥을 혼자 해내면서 나는 살아야 한다고
힘든것도 다 잊고 열심히 일을 했다
우리아이는 그때 일학년....
쉬는 시간이면 총각무우를 다듬고 있는 엄마뒤에 와서
어머니쨘 아버지쨘..
하루종일 얼마나 얼마나 피곤하세요
제가 팔다리를 주물르지요
토닥 토닥 주물르지요.. 하고는 두드리다
종소리가 울리면 교실로 뛰어 들어가곤 하였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나는 울었다..
2년이라는 세월을 밥을 하다보니 자신이 생겼다
학교를 그만두고 식당을 차려 일년을 했지만
너무나 힘든탓에 머리가 흔들리는 증상이 와서 그만두었다
동생의 도움으로 서울로 와서 벌써 9년이 되어간다
계속되는 아픔중에 작년 6월엔 갑상선 종양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많이 완쾌되어 생활하고 있지만..
남편은 허리 목 디스크로 치료중이다
일년이란 세월이 씻은듯이 가버리고...
작은 사업을 시작했지만.. 불경기라 많이 힘들어한다
그래도 나는 마음으로 운다...
동갑나기 남편이기에 그럴까
시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신 남편이 불쌍해서 일까...
한번도.. 당신동생탓에 이렇게 힘들다고 하지를 못한다..
그냥 하루 하루가 감사하다고 살아간다..
그런데 말이다.. 내가 몸이 시원찮아 아무것도 할수 없음이 슬프다
막내 녀석이 고3인데... 아르바이트를 한다
큰녀석은 어제 취업이 되었다
군에 가기전에 동생 공부 시키고 간다고 하는 그 마음이 갸륵하다
잘살지 않아도.. 착한 아들들이 있어서 감사하지만
힘든 현실앞에서 나는 혼자 마음으로 울어야만 한다
하루하루 따스한 햇살이 비추이는 작은 아파트.
내집은 아니더라도.. 하이얀 목련꽃이 피어 올라.
우리집 창가를 축복해 주니 감사하다
죽을 병이 들지 않고.. 95% 살 가망성이 있는 갑상선종양이니 감사하다
조금 힘들면 목이 무겁고 아프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나를 힘들게 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도 감사하다..
내게 작은 일할수 있는곳이 생긴다면 더욱 행복할수 있을것만 같다
열평짜리 작은 음식점... 사람들이 밥하기 싫어 가끔씩 들러 밥을 먹고 가 준다면...
나는 그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
그옛날 내가 하던 식당에.. 남루한 한 아저씨가 들어와 함께 식사하며
그가 하던 기도를 들으며 함께 울던 생각이 난다
배고파 하는 자와 함께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모두의 작은 꿈이지만..
나는 왜 날마다 마음으로 울어야 할까...
내 마음은 웃고 싶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