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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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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선사합니다.


BY 목련화 2004-01-28

가을 들길을 걸어 보셨나요?

그냥 지나치는 세월속에 뭍어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가을날이기에

세살박이 아들의 손을 이끌고 모처럼 들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어느새 성숙한 여인네의 모습으로 다가선 나무들이 마지막 몸부림을 쳐

여름내 인생을 속삭이던 나뭇잎을 발아래 떨구고, 이미 추수가 끝나버린

들판엔 농부가 해충을 없애려 불붙여 놓은 볏짚사이로, 지금은 어느 땅

속엔가 자신의 몸을 뉘어 버렸을 메뚜기가 금방이라도 뛰어 오를듯한

풍경입니다.

 

수로를 따라 마구 피어난 억새풀은 가을 바람에 사각거리며 깊어가는 가을날을

노래하고, 매케한 연기 사이로 한무리의 참새떼가 포르르 날아올라 유년의

추억으로 나를 이끕니다.

너무나도 한가로운 들길을 걸으면서 이 소박한 삶이 새삼 행복하게만 느껴지고,

놀고 먹는 아내를 위해 홀로 뼈빠지게 고생하고 있을 남편에게 미안한 맘

그지 없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가을 정취에 빠진다면 누구든 시인이 아니될 수는 없겠지요.

어느 노래가사에도 있듯이 어느 누구에게라도 가을을 듬뿍담아 편지라도

한장 띄우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가끔은 삭막한 도심을 떠나 외곽으로 잠시 나가 보세요.

그곳에선 여러분들께 삶의 여유로움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속삭여줄 그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겝니다.

거기엔 우리의 유년의 추억이 숨겨져있고,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소망이 담겨

있을 겝니다.

 

(연습장을 뒤적이다 보니 가을에 써놓았던 글귀가 있어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