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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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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못이 찔렸을 때는....


BY 남풍 2004-01-16


가스 충전을 하고 나오려는데, 충전소 직원이
"타이어 펑크났는데요."한다.
아침 햇살이 유리창에 쏟아지는데, 낯선 길 위에서

난감해진다.
다행히 가까이에 카센터가 보인다.

이른 아침, 부시시한 머리를 한 나는 타이어 수리를

맡기고, 자판기에서 설탕 커피 한 잔을 뽑아 든다.
겨울 아침의 한기 속에서 종이컵을 들고 있는 손등은

시리고, 손바닥은 따뜻하다.

기름 묻은 작업복을 입은 '부분정비소' 직원은 바람빠진 타이어에서 휠을 떼어내고 있다.
은색 휠이 아침 해를 받아 반짝인다.

휠을 뺀 타이어는 헐렁한 고무조각, 그 안에는 전에도 떼워낸 흔적이 있다.
"떼워 낸 자리가 다시 터졌군요." 고개를 갸웃 거리다,스페어 타이어를 보자한다.
트렁크 안에 말쑥한 새 타이어가 얌전히 실려 있다.
"새 타이어는 아무래도 아까운데...."한다.
곱슬머리를 출렁이며, 마모된 타이어를 굴려

윙윙 거리는 기계를 작동시키던
그 남자, 바퀴 안에 고리 같은 고무를 끼워넣고

돌아 온다.
여자는 커피 잔을 들고 같이 쪼그리고 앉아 남자의 작업을 지켜본다.

"그 기계 이름이 뭔가요?" 고리 같던 고무 조각이

말끔이 정리 되며 타이어와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을 보며 내가 묻는다.
"그라인더요. 왜요? 필요해요?"

둥그런 그라인더 석면이 설그럭 거리는 혹은,

바람 새는 소리 나는 마음에도
윙하고 돌아가며, 다듬어 낼 수 있다면,

내게도 그라인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펑크 난 자리가 또 펑크 나는 것은 타이어만 아닌 것

같다.
팽팽한 네 바퀴에 공평히 실리던 무게가 펑크 난 타이어 쪽으로 차체가 기울어 짐과 같이,
타이어에 박혀 균형을 무너뜨리는 못이 내 가슴에도

박혀 간혹 나를 흔들어 놓는다.

'부분정비소' 직원이 웃으며, 마를 때까지

조금 기다리라 한다.
생각보다 찬 공기 속에서 마르는 일이 더딘 것인지,
기다리는 내가 초조해 보여선지,

커다란 작업등을 타이어 안에 넣어 켠다.
타이어 안이 환하다.

나는 녹아 내린 고무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돌아선다.
햇살 받은 황금빛 잔디 위에 붉음 지쳐 타버린 흙빛

동백들이 나무 아래 그득하다.

내 마음 바람 새는 틈, 날카로운 말들에 베인 자리에

커다란 알전구가
밝혀져 아물길 기다린다.

"다 됐습니다."
얼마냐 묻는 내게 미안한듯 오천원이라한다.
고맙다고 인사하며 되려 미안한 것은 수리한 것이 비단 타이어만 아닌듯해서이다.
펑크난 타이어를 떼워내듯 펑크난 듯 출렁하던

내 마음까지 부분정비한듯 해서이다.

팽팽해진 타이어를 봐서 일까
쉭쉭거리던 마음 한구석 팽팽해진다.
네 바퀴에 고루 힘이 실린 차에 앉아 다시 균형을 잡아본다.

길이 아침 햇살로 빛난다.
빛으로 가득한 길을 팽팽해진 타이어에 가득 충전 된

가스,
차는 어디로도 갈 것 같다.

가득 채워져 'F'를 가르키는 가스계기판은

나의 에너지의 수치.
나는 돌아간다.
내게 준비된 일상, 날카로움으로 가득차 있는듯 보이는 곳으로.
혹 내게 전과 같이 나를 찔러 오더라도 부분정비의 순서를 익혔으니 두렵지 않다.

*마음이 한 부분이 펑크날 때,
마음을 해체하고, 아픈 곳을 확인한 후
적당한 재료로 막아 원래있던 마음과 연결하고,
아물기를 기다린다.

*주의 사항.
펑크났던 곳은 자주 펑크날 수 있으니, 항상 스페어 타이어를 준비할 것.

아침 햇살이 내 안으로 번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