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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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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굴러가는 것이 보인다.


BY 낸시 2004-01-15

전업주부로 살면서도 난 항상 큰소리를 쳤다.

내 눈에는  돈 굴러다니는 것이 보인다고...

내가 마음먹고 돈 버는 일에 나서면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돈 아껴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공무원 남편과 살면서 돈이 그렇게 필요하면 아껴쓸 일이 아니라 벌면되지라고 속으로 생각하곤 하였다.

사실 나는 지독한 짠순이라 공무원 남편하고 살아도 돈이 아쉽기 보다 항상 남아돌았지만...

드디어 내 나이 오십이 되어 기회가 왔다.

아이들은 자라 공부하기 위해 떠나고 남편은 암에 걸려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사람에겐 돈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시련이 닥쳐왔다고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큰소리치기 좋아하는 나는 내 자신에게 다짐했다.

전업주부를 벗어나 굴러다니는 돈을 줏을 기회가 드디어 내게 왔다고...

하지만 내가 큰소리 치던 것처럼 굴러다니는 돈을 줍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 년 반의 세월을 그냥 보냈다.

샌드위치 가게를 해볼까, 부동산을 해볼까, 도넛 가게를 해볼까,  등등 생각이 많았고 직접 배우러 다니고 자격증을 얻어내기도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집에 다니러 온 딸이 고쳐 달라는 청바지를 고쳐주면서, 만들어 달라는 인형 옷을 만들어 주면서 어려서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은 바느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늘과 함께라면 난 밤새는 줄도 모르고 즐거웠으니까...

신문에 난 커튼가게 매매광고를 보고 전화했다.

그리고 용감하게 커튼가게 매매계약에 사인했다.

사실 커튼 만들 줄도 모르면서...

커튼 만드는 것은 사람을 쓰면되겠지, 사업 경험도 없지만 가게를 판 사람이 계속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하니까 그것도 차츰 배우면 되겠지 하면서...

가게를 판 사람과 같이 주문을 받으러 다니면서 난 느낀다.

드디어 내가 돈을 줍는 일에 들어섰구나라고.

주위 사람들도 나보고 복이 많다고 한다.

가게를 판 사람이 말한다.

내가 가게를 계약하고 난 후부터 주문이 밀린다고.

그 전에는 주문을 받으러 가서 창문 사이즈를 재고 디자인을 말하면 나중에 가게가서 주문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상례라고 하였다.

그런데 나랑 같이 가서 주문을 받기 시작한 후부터는 대부분 그 자리에서 계약금을 내고 계약을 한다고...

지난 일주일처럼 주문이 들어온다면 가게 매출이 자기가 할 때보다 4배는 될거라고 한다.

일하는 사람도 하나 더 늘이기로 하였다.

그런데 비로소 나는 겁이 난다.

정말 돈 굴러가는 것이 내게 보이는지 스스로 물어보면서...

겸손과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겸손이라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린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내게 넘치게 부어주시는 분이 있음을 잊지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