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 지금 들어왔습니다. 어제 오늘 하는일 없이 마음만 분주하고 어머님께 심려만 끼치고 왔네요. 부실한 쪼매며느리가 겨울에는 늘 감기를 달고 삽니다. 늘 그러니 걱정안하셔두 되는데 제가 또 콜록소리를 감추지 못했네요.
정작 제가 걱정스러운건... 어머님..왜그리 수척해지셨나요. 자주 찾아뵙지 못한 죄 너무 커서 지금 눈물로 회개하며 글 올립니다. 건강하셔야합니다..그게 저희들의 기쁨인거 아시죠. 오늘... 부족한 제가 당신의 며눌이 되어 스무번째 생신상을 올렸습니다. 언제나 행복한 마음으로 어머님생신을 맞이했는데 오늘은 왠지 쓸쓸하니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슴속이 시려옵니다.
여자의 일생이 어떠해야 행복한 여자로 산걸까.... 늘 어머님을 바라볼때마다 저를 다시금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물음표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이 그저 대견하고 저희들의 기쁨이지만 상대적으로 느끼는 허탈감. 세월을 앗아간 허허로운 감정이 저를 더 아프게 할때도 있거든요.
지금의 어머님을 생각하면 저는 이런 생각조차도 너무 사치스럽지만 그래도 이기적인 며눌이 그속에서 이러구 산다고 생각하시면 걱정은 절대로 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뭐든지 퍼주시고 담아 주시려는 어머님께 이제는 저희들이 곁에서 힘이 되어 드릴께요 아직까지도 저희들...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저희들 생각하시면 기쁘고 힘이 나신다는 어머님께 언제나 영원토록 우리 어머님의 단 하나뿐인 기쁨조로 남겠다고 아이들과 꼬옥 다짐했답니다. 어머님이 저희 곁에 계셔주셔서 너무 행복합니다.
추워진 날씨. 늘 건강하시고 세상의 모든 복은 우리 어머님께 넘치길 기도합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2004,1,13 작은며눌 올림 . . . 유난히 이 작은 며눌을 이뻐해주시는 어머님. 20대에 혼자되셔서 자식들을 키우시고 팔순을 넘기신 지금. 그 긴 아픈 세월을 감히 제가 무슨 말로 위로해 드릴수 있을까요...
고된 시집살이로 마음의 병을 얻어 병원신세도 져야 했던 우울한 나의 신혼시절, 세월속에 묻힌 그 쓰라림이 그때 어머님의 사랑이라 생각하니 부족한 이 며느리는 메마른 가슴속 속울음만 꺼이꺼이 삼키고 있습니다.
때로는 나도... 우리 어머님처럼 타는 가슴 재가 될지언정 혼자서 가슴앓이 하며 차갑게 냉정하게 인생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행복한 이 바보.. 옆에서 무슨일이든 같이 아파해주는 따뜻한 남편이 있어서 그리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착한 남편을 제게 보내주신 어머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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