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9월의 끄트막에 시월애란 한국영화 보았어요.
나이 서른을 훨 넘긴 아줌마가 보기엔 좀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스토리였지만 그래도 보고나니깐요 여학교때나 느꼈을법한 '감동''순수''열망''동경' 뭐그런 가슴 설렘이 느껴지더라구요.
'일마레' 바다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집.
정말로 영화에서만이 있을법한 그림같은 바닷가의 집.
창문을 열면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조수의 차에 따라 집아래로 바다가 밀려왔다 밀려나가는 장면들. 한번 상상해보셔요.
이 집을 사이에 두고 전주인과 그 후의 세입자간에 편지로 이어지는 2년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거든요.
영화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감추기 힘든 3가지는 '기침''가난''사랑'이라네요. 이 3가지는 감추려하면 할수록 더욱 밖으로 더러난다고..
그리고 사람들이 지금 아파하는 것은 사랑이 끝났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이 계속되기 때문이라고..
그들의 사랑을 엮어주는 매개체는 그 집분위기와 바다의 풍광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청동빛 편지함. 그 편지함속에 편지를 넣으면 2년전으로 시간이 거꾸로 돌기도 하고 성큼 2년을 앞서가기도 한답니다. 음.. 우리에게 이같은 요술 편지함 하나쯤 있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전,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를 많이 보지만, 작품성 운운할만큼 전문정을 가지고 영화를 볼줄은 몰라요.
모든 영화속에는 나름대로 제작자의 열의,의도,동기,그리고 독특한 색깔들이 있는거 같거든요.
그래서 제가 올리는 글은 비평,평론의 목적보다는 그 속에서 제가 얻은 것, 간혹은 진리, 또 닮고싶은것, 갖고싶은것들을 옮겨적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과 20대 초반의 ??은연인들 사이에서 쑥스럽게 끼여 본 영화, 시 월 애
맘이 거칠어지고, 사람에 지쳐사는 이 가을에 보고나면...
어쩌면 전생, 내생의 인연에 대해 또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를 영화
억지로는 말구요. 시간되면 한번쯤 보셔도 좋을거 같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