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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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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눈물


BY 꽃영 2003-12-28

세상을 살아내는일

이건 참으로 어려운것같네요

때론 알게도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더러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남의 눈에서 눈물을 쏟아내게도 하니까요

 

우리딸 텔러 입니다

은행 창구에 앉아있어 남의 시선을 받아야하는 직업인지라

흩어러지는 모양새를 보이지 않으려 노력을 해야하고

너무 세침해도 안되고 너무 헤프게 웃어재껴도 아니되니

중용을 지켜야하지요

제일 우선은 계산이 잘 맞아 돈이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꼭맞아야하니

그 중압감에 엄청 시달립니다.

 

중고등학교다닐때부터 항상 상위권에 들고 대학도 특차합격하더니

별 이탈된행동없이 졸업하여 괜찮은 직장을 갖겠지 했는데

계약직텔러로 ..밖에 못갔습니다

하긴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고 이태백이라는 말도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해도

에미마음은 입사할때부터 혹여 계산이틀려  어떤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항상 조마조마하고  물가에 어린애내놓은거 같아서

퇴근이 늦어도 걱정 모든게 걱정이지요

 

밖에 일이야기는 별로 안하는 신중한 아이인데

어제 말끝에 업무이야기를 하네요

수표담당이라 대기손님이 많지 않을때를 살펴서 또 정해져있는 시간이 넘으면 안되기에

타행직원과  업무통화중이였고 그일은 꼭 해야하는 일이였는데도

기다리는 손님은 사적인 전화인줄 알았는지

~바쁜데  웬 전화질만 하고 있냐?

전화로 노닥거릴랴면  안방에 뒤집어눕지 뭐하러 돈벌려나왔으냐고

 욕설을 썪어가며 큰소리로 높은 사람나오라고 객장을 온통 뒤집고.

아~그 황당항이라니

점장이 나와서 죄송하다고 굽신거리고  딸도  사과를 하고...

점장님도 옆 직원들도 업무통화란갈 다 알고 있어도 손님이 우선이니까

또 죄송하다고 굽신거려야 사태수습이 되니까 그렇게 하는거랍니다

너 전화할때 알았봤다는듯한 무심한 객장의  말과 시선들 또한  

아직 신입이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한거라

 옆의 선배들의 들어가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오라고

배려를 받고

얼른 몸을 숨겨 외진 사물함옆에서 한참을 울었을 딸아이

그날 그 손님은  당신의 오해에서 비롯된건줄  꿈에도 모르고

나가서 만나는 사람에게 말을 건넬땐 얼마나 딸아이를 한심해하면서 비하할런지

당신이 모르고 한 행위로 상처받은  사람의 눈물을 아실런지

 

이제 이세상에 적응할려고 걸음마를 하고 있는 우리딸

 

울었겠네?

엄마의 말에 아이는 잠시 말이 없어지더니

손등으로 눈물을 찍어내고 먼시선을 보내고  아닌듯 얼른 말머리를 돌립니다

그런일을 치르고도 별일없은듯 아침이면

다녀오겠습니다  상냥하게 손흔들고 나가는 우리딸

내가 살아온 험한 세상

내가 살아갈때는 몰랐는데

딸의 눈물이 보니 왜그리 가슴이 아픈지요

지금은 돌아가신 우리 엄마도 나 모르게 내눈물을 보고 우셨겠지요?

이쁜 우리딸의  애써 감추려는 눈물을 보고

난 또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사람의 눈물을 흘리게 했을지.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