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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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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여자 -마왕에게(1)


BY 줄리아 2003-12-27

앤에게

 

다른 사람에게는 폼나는 앤의 만년필로 한해를 마무리

짓는 연하장을 한줄씩 날리고 앤한테는 소박하게(?) 긴줄

의 편지를 쓴다. 한해 너무나 고마워서 무엇부터 감사해

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에게 너무나 힘든 일년이였으며

그속에서 희망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건 다 앤의 노력

이라 생각해.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가봐.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인가봐.

대구에서만 생활했고 서울에서 살줄만 알았는데 길이 어

떻게 되다보니 울산이네. 그리고 곁에는 앤이 있고,,,,

많은 역할때문에 힘든줄 알면서도 칭얼거리기만 하고 그

래도 "앤 안버리고 참아 보겠다는 말에" 내가 얼마나 안

도했는지 아시나요(?). 애인과의 긴 정을 위해 나도 욕심

내지 않고 참아보기로 했다.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죽어서는 내꺼 맞지.

온통 죽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었는데 한해가 가려고 하

니 정리도 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제는 헤어지고 나서 내가 성냥팔이 여자는 아니지 하

고 생각했다. 성냥팔면서 거리를 지나다가 화목한 가족

의 모습을 보면서 손을 녹히기 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성냥을 몽땅 불태우는... 무엇을 위해 다시 시작해야 하

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저 창문속으로 비추어지

는 모습을 부러워 해야하는건지.... 나의 이성은 내곁에

있는 모든 것들을 좀더 사랑해야 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

다. 어느것도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더욱이

앤이 힘내라고 정기불어 넣어주는데. 최선을 다할 수 밖

에... 눈뜨고 세상을 좀더 직시하면서 살아야 겠지.

마왕님 고마버!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치 않아 늘 맘이 아프다. 모

른척 참기도 하지만 지나치기에 가슴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 더 잘해 줄 수 있을 텐데 맘 뿐이네. 오잉! 눈물

이...

응응, 어엉, 울음바다가 될려고 한다. 이상한건 마른 눈

물만 난다는 것... 언젠가부터 가슴이 시려지면서 두볼에

흐를줄 알았던 눈물이 가슴속으로만 타고 흐른다. 그래

서 요즘은 몸무게가 1킬로그램쯤 더 불은 것 같다. 어쩌

지. 진짜 가슴 처지겠다.

내년 한해 더 잘살아 보시지요. 저도 건강한 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3년 12월 24일

마녀가 마왕에게

 

P.S. 이 편지 언제쯤 바쁜 앤에게 전해질까? 방금전에는

핸드폰도 안받네 띠띠 ~~

감시 안테나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