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25일 흐림(1186m) 함께한님들=꽃사슴과나뭇꾼.신갈부부.봄소녀부부.우리부부.온누리님 원효사-산장호텔-꼬막재-큰갈림길-규봉암-광석대-지공너덜- 장불재-입석대-서석대-장불재-중봉-742봉-토끼봉-중심사 요즘 겨울날답지않게 포근한 날씨때문인가? 안개가 많이 낀다. 젊을때는 성탄절이면 거리를 쏘다니고 들뜬분위기에 휩싸여 지냈었는데.... 애들이 어릴때 가족과함께지....... 우리부부 뜻있는 성탄기념으로 무등산으로 향한다. 서울서 새벽 6시에 출발.. 안개미로속을 달려온 버스는 10시30분 공원관리소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포근한 날씨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길 빌어보며 산장호텔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서니 하얀눈이 얼어붙어 등로가 미끄럽다. 일부는 중심사에서 장불재 입석대로 오르고, 우리는 종주코스로 따라나선다. 산행을 시작하며 대장님이 얼마나 겁을 주던지 은근히 걱정이되었다. 늦어도 5시간안에 산행을 끝내야한다고..... 온누리 일진들의면모를 살펴보면 대부분 70 이넘은 분들로 젊은사람도 쫓아가기 힘들정도로 빠르고 왕성한 산행을 한다. 오늘도 정맥타러 간다는 남편 협박겸 애교로 무등산으로 돌리고... 덕분에 종주를 할수있어 다행이지만, 다람쥐마냥 날아다니는 남편을 후미에 세우고 구석구석 구경다하며 산행하는 마누라 보조 맞추느라 애쓰는 모습이 안되어 보인다. 나의 산행철학은 빨리가는것보다.산을 음미하며 풍광이 멋진곳이 보이면 발길을 멈추고 그 속에 빠져들어 산매경에 빠진다. 측백나무 군락지를 지나 꼬막재를 넘으니 은빛물결의 억새군락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꼬막재부터는 편안한 등로, 마치 산책코스마냥 산허리를 끼고도니 좀 심심하고 지루하기까지하다. 큰 갈림길을 지나 규봉암 광석대에 도착하니 커다란 돌기둥이 솟아있다. 지공너덜지대를 지나 장불재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몇해전 이곳에 왔을때도 바람이 날려버릴 기새드니...... 장불재에서 바라보는 입석대와 서석대는 신비감을 자아낸다. 장불재는 하얀 억새군락지대. 그 모습이 마치 말의 갈기 같다 해서 「백마능선」이라고도 한다. 겨울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억새의 물결이 한폭의 그림 같다. 눈이녹아 진흙밭이된 등로 등산화에 달라붙어 한짐이니 걷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미끄럽기까지하고... 입석대에 도착하니 먼저간 꽃사슴부부 점심을 펼치며 우릴 반긴다. 입석대는 무너진 신전 같은 느낌이다. 20m가 넘는 4각·6각 원주 모양의 돌기둥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주변에는 쓰러진 돌기둥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장불재에서 통제소를 지나 바라본 서석대와 정상은 상고대가 활짝피어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장불재에서 방송시설이 있는 쪽으로 펼쳐진 능선은 가을이면 억새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는 고산 초원지대이기도 하다. 중봉을 지나 능선길따라 걸으면 산아래 펼처진 광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742봉을 지나 하산로는. 가파르고 너덜지대와 계단으로 이루워져 있어 무릅과 발목에 무리를 주는것 같다. 중심사를 빠져나오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오늘은 쉬지않고 걸었더니 5시간정도 걸렸다.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며 차창으로 보이는 어느 농가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른 저녁연기가 어릴적 향수를 자극하고... 낮게깔린 초승달이 반짝이는 별들과 어우러져 겨울밤을 수놓는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나그네의 가슴에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며...... 지공너덜길 규봉암 광석대 (꽃사슴부부) 억새군락지 장불재 오름길 장불재에서 (꽃사슴) 입석대 무등산 상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