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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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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BY 산난초 2003-12-19

동행

 

한 시절 무성하게 나부끼던 가로수 잎들이 찬바람 한번 스치우더니 온통 길가에 널부러져 나뒹굴며, 제 갈곳 몰라 방황하는 발랑자 처럼 혼비백산 흩어져 밟혀 이즈러지고있다.

 

길을걷다가  무심히 흩어져 뒹구는 낙엽의 모습득을 바라보며 내 인생의 마무리는 어찌될까 공연히 불안하고 무섭고 서러운 생각이들어 금세 우울해진다.

 

바람한번 불면 장송곡 같은 음율이  온 거리에 서성이고 또 한번 불면 낙엽들의 아우성이 귓가를 세차게 때리며 솟구치듯 울다 가라앉는다. 아마도 마지막 발악인가?

 

조용히 마무리짓지 못하고 자연도 마지막은 슬픈소리로 흐느끼며 때론 통곡하듯 요란하게

하기만하다. 우리네 인생에 무슨말을 하려는것인가!

 

아스팔트위가 아니면, 아마도 낙엽들의 통곡소리는 듣지 않아도 었을것이다.

세찬바람 한번 불 때 마다 우루루 휩쓸며 구르는 몸부림은 인위적인 것에 대한 항변 같기만하다. 어느곳에도 받아 주지않아 갈 곳 몰라 방황하는 그들의 안식처를 사람들이 차단 하여버린것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쓸어담아 모을 수 도없는 풍경에 소스라치듯 범법자같은 죄책감에 멀거니 넋을놓고 우두커니 바라보다가 외면을하였다.

 

오!!!

나는 너무도 놀라운 광경을 발견하였다.

도로옆 아직 빈터로 남아있는 택지에 자란 ,가느다랗게 꺽이어진 강아지풀의 마른 잎이며 잡초들이 팔을 벌리고 흩어져 나부대는 마른나뭇잎들에게 안식을 주고있었다.  누구나 오라고 가느다란 팔을 한껏펼치고 그 참혹 하도록 쓸쓸한 길을 같이 동행하자고 .........

 

그 여리고 볼품없는 강아지풀의 마지막임무가 저것인 것을, 나는 너무 갑격하여 눈물이났다.

그리고 그 주변의 모든 마른풀속에는 흩날리던 나뭇잎들이 차곡차곡 조용히 잠들어가고있었다.

 

자연은 죽어서도 서로 품어주는 넓은 섭리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