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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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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쓰는 일기장 (3)


BY 녹차향기 2003-12-10

얼마마다 한번씩 한약 드세요?

보약 말예요.

어떤 분은 몸이 약해서 겨울이 되기 전에 꼭 한번씩 챙겨 드시고,

어떤 분은 3~4년을 정해 놓고 드시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한약은 아니더라도, 몸을 생각해 이런저런 영양제를 챙겨드시기도 하죠.

 

전 오늘 12년만에 한약 지으러 다녀왔어요.

햐~~~

도대체 뭐 하느랴고 12년 동안 영양제 한번,

한약 한번 안 먹고 잘 버티고 있었던 걸까요?

강인한 체력? ㅋㅋㅋㅋ

 

진맥을 이리저리 한참 양손 손목을 지긋이 눌러 보시던 한의사께서

"으음... 왜 이리 맥이 약하요?  너무 피곤하고 힘드네요.

지금 감기가 오래 된 것 말고 머리가 아프거나 하지는 않아요?

으슬으슬 춥거나 오한 오거나 하는 건 없어요?"

"예... 감기가 두 달째고, 그 끝에 이렇게 자꾸 마른기침이 나는걸요..

콜록콜록...."

 

에그그그..

약을 짓고 돌아서 오면서 생각하니깐 참 미련곰탱이 같애요.

남편은 출근길에 행여라도 놓칠까봐 영양제 4알을 꼭꼭 챙겨주고,

아이들도 이따금씩 어머님이 보내주신 한약을 먹이곤 했으면서

왜 이리 자신의 몸을 소홀히 하고 살았는지 몰라요.

 

남편 옷이나 아이들 옷 살 때는 좋은 것, 메이커도 과감하게 집으면서

내 것은 3만원을 넘어서면 손이 부들부들...떨리면서,

이걸 사 말어? 사? 말어?

이리저리 뒤접어 보고 엎어보고 몇 번을 하고 나서

슬그머니 점원 눈치 보고 다시 내려놓고 오는 일도 많잖아요.

 

결혼해서 지금까지 내 자신과 내 몸을 위해서는 큰 돈 한번 헐어서 써본 일이

없구나...

아파서 큰 돈을 들인 일도 없고,

친정쪽 집안일에도 그저 짜잘짜잘하게 명절이나 생신때 약간의 용돈(?)을

보내드린 일 외에는 큰 돈을 드린 적도 없구나...

 

영양제 꼭 챙겨드세요.

계절이 바뀌거나 몸이 허약해졌을 즈음엔 일부러 한약도 좀 지어드세요.

뭐 그거 먹으면 나만 혼자 좋은가요?

함께 사는 가족들을 위해서,

아내의 건강, 엄마의 건강, 며느리의 건강, 출가한 딸의 건강,

내 한 몸은 나의 몸이 아니라 모든 가족들의 것이랍니다.

 

해년마다는 힘들어도 건강검진도 하고,

열심히 운동도 하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있음에 늘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지내야겠지요?

 

아....!!!!

정말 아름답고 포근한 12월의 밤입이예요.

앞으로 우리가 맞을 12월은 몇 번이 남았는지 아세요?

우리 생에 남아있는 겨울은 몇 번일까요?

펄펄 내리는 첫 눈에 감탄사를 내뱉는 그런 환희의 순간은 또 얼마나 될까요?

 

지금, 이순간

내 자신 앞에 놓여진 시간시간,

사람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면서 살래요.

 

그리고, 꼭  밥도 잘 먹고,

건강도 챙기자구요.

 

하루중에 있었던 근심 같은 거,

힘든 마음, 다른 사람으로 인해 구겨졌던 느낌들을

모두 버리는 좋은 밤 되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녹차향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