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학교 동창들에 모임이 있는 날이다.
시간에게 호되게 쫓기면서 퇴근을 맞게 되면 정말이지 녹초가 되어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가만 간절한데 지난달에도 빠진 모임이라 마지못해 참석하기 위해
약속 장소로 가는 버스를 막 탔을때 딸아이에게서 문자가 들어왔다..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올것들이 서서히 연달아 날아들고 있구나..싶은게..
청구서들이 신발장위에 쌓여가도 아랑곳없이 '해보라지'라며 버텨온 결과가 오는거야.
무능력하기는 했지만 아이들 아빠가 집에 있을땐 미리미리 알려줘서 이런일은 없었는데
나에 한가지밖에 모르는 일방통행이 이렇듯 쉽게 들켜 버릴줄이야 몰랐어.
나없이들 잘사나보자던 남편이 이 사실을 알면 뭐라 할까를 생각하니 약이오르고
은근히 부아가 끌어 오른다.
친구들은 저녁만 먹고 헤어지는게 늘 서운한지 또2차를 간다지만 난 피곤하다고
핑계를 대고 서둘러 버스 승강장으로 향했다.맘같아선 택시 잡아타고 휭하니 집으로
가서 추위에 떨고 있을 아이들곁을 챙겨주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택시타고 호강하게
퇴근하는 엄마때문에 추위에.배고픔에 떨고 있을 아이들이 눈에 밣혀 그냥 느리게
기다려 느리게 가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 했을땐 자정이 가까워서 어떤 방법도 없이
추위에 떨며 잘수밖에 없다..내 친구처럼 기름떨어진 추운방에서 아이들에게 온기를
주기위해 이불 죄다 내려펴고 김밥놀이하자며 돌돌 말아 재울수 있는 아이들이 아니다.
나는 그럴 이불도 없다.이곳 ,낮고 좁은 옥탑방으로 오면서 큰짐들은 다 동사무소에서
딱지사다 붙여 다 버렸다.또 내아이들은 굵고 길어 작은 차렵이불 김으로 말면 앞구리
옆구리 다 터져 버릴거다..
밤새 자는 아이들 둘러보며 얼마나 목울대을 꺽었는지 ..허리가 저절로 꺽인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를 부르다 나도 잠이 든다..
꿈에서도 억울해서 세상에 분노한다.
내일 보자.이눔들아!!
내일은 누가 죽어도 죽는다.
근데 나는 아니다.이렇게 나는 못 죽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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