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오래된 니트조끼가 하나 있다.
보풀도 없고 색깔도 내가 좋아하는 밤색이 들어간 것이어서
요즘도 가끔 걸치는 조끼인데 그것은 지루하게도
처녀적에 즐겨 입었던 옷이다.
작은 아이가 이쁘다고 가끔 걸치기도 하는데
이십년도 더 된 옷이라 하니 놀랜다.
감기 기운이 있던 아이가 벗어놓은 내 조끼를 걸치고 있다가
갑가기 우헤헤헤 하고 웃었다.
먹은 감기약이 너무 독했나? 걱정시러웠다.
'엄마~!이거 어디서 샀어?"
"글쎄~~~왜~?"
"이거 짜간줄 알고 샀어?"
"짜가는 무슨 짜가여? 그땐 그런거 없었어"
(없긴 왜 없었을까..ㅎㅎ)
20 년이 지난 옷에 붙은 단추 하나에도 관심을 갖지 않은 나였는데
딸아이가 얼결에 본 단추에는 어떤 상표와 비슷한 문양과 함께
적혀 있는 영문은
adidag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