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의 연결편 입니다
08 -그대 앞에만 서면
이틀을 우승과 추억속에서 뒹글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터미널에서 우린 헤어졌지예. 버스 차창으로 손을 흔드는
우승의 긴 손이 갈대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를
태운 버스는 부르릉 소음을 내더니 이내 시커먼 매연
을 토해 내 시야를 흐려 놓더니 내가 어물거리는 사이
우승을 데리고 이내 사라져 버렸지예. 사라져 간 공간의
빈곳으로 퍼뜩 현실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자릴 잡네예.
그 동그라미 모양안엔 생활 전사인 아내의 위풍당당한
얼굴이 점점 클로즈업 되어 내게로 다가오는데 그 순간
내 모습은 꼬깃꼬깃 접혀져 하나의 작은 점이 되고 말았지예.
'내가 가야 할곳은 오직 그 곳이니 죽어도 살아도 가야할터.
'낸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터미널 광장을 지나 건널목
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마눌이 앉아 빤쥬를 팔고 있을 가게쪽
하늘을 올려 다 보니 온통 시커먼 먹구름으로 가득 하네예.
볕이 빠져 나가고 있는 틈으로 어둠은 검은 먹물위에 올려
진 창호지마냥 어둠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며 밤을 준비해
가기 시작하네예.
많은 인파들이 추위 때문인지 종종 걸음으로 길을 건너고
사람들 숲에 끼인 나도 그들처럼 바쁜 걸음새로 길을 건넜
지예. 그란데 건널목을 다 건널 즈음에 울렁하며 어지럼
증이 추위에 바싹 웅크린 내 몸둥이를 휘익 젖자 울퉁불퉁한
보도블럭의 엇간턱 사이로 꽈당 고꾸라졌지예. 찰나
~ ~우 엑 ~ ~ 하며 쏟아지는 포사성 구토. 목구멍으로
올라온 싸한 통증과 함께 몸속에 흡수될 것을 거부한
물질들. 아직 내 체온이 남아있을 잡다한 물질위에 우승과의
추억을 살짝 내려 놓았지예.
이자부터 바싹 정신을 땡기가 생활전사인 마눌 만을 생각해야
하지예. 그녀를 만나게 될 15분후의 내 모습은 가겟방 쪽문
뒤의 음습한 공간으로 불려가 있겠지예. 마눌의 혹독한 고문에
시달릴 운명에 처해 있게 되는 거지예. 차라리 한방 퍽 맞고
취와뿔믄 좋으련만 누구 좋으라고 그래 하겠십니꺼? 물고문이
이보다 더 하겠능교? 마눌이 기름에 달달볶을 멸치 맹끼로
이바구로 달달볶아 대겠지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
라구예? 택도 없는 얘기지예. 언젠가 열받은 울 마눌 목소리
톤도 올리지 않고 조근조근 도돌이표가 달린 질문공세를 밤새
퍼부었지예. 한 치의 틈이 없어야 통과 될 심문.
아이구!!!!! 넌더리)
"어데 갔다 왔노?"
"조^오기......"
"외박을 했~ ~어~? 어떤 x 이야?"
"여보 그건 오 ^ ^해 ^ 야----"
"그람 핸드폰은 와 ~`~`~ 껐는데?"
"그라니까 어, 저기----"
낸 시험을 앞둔 수험생 마냥 예상 될 질문의 답안지를 대굴박
안에서 작성해봤지예. 발은 어느새 마눌의 빤쭈가게 입구에
당도해 있네예. 다리의 후들거림을 누르고, 숨을 고르면셔,
어깰 펴고, 눈알에 힘주고 드디어 가게로 돌진 했지예. 그 때
'꽝'소리와 함께 백발의 대굴박에서는 무수한 별똥별이
떨어졌지예. 생각에 골몰한 미련팅이 곰팅이 백발이는 그만
셔터문을 냅다 들이 받고 말았지예. 셔터문은 이미 내리져가
있었는데 말이죠. 그란데 이상네. 참말로 이상네. 지금은 오후
6시. 비가 오나,눈이 오나, 우얀 일이 있어도 이 시각엔 붙박이
마냥 가게에 붙어있을 마눌이 우째 없는지? 백발의 가슴은
'철커덕' 내려 앉습니더. 웬지 모를 불길한 예감은 마음을 부채질
하고, 제발 뭔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백발은 집을 향해 뜀박질을
했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