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이렇게 그리울줄 몰랐습니다.
이곳으로 오고부터 친정어머니가 그리운것만큼이나 바다가 그리웠습니다.
한 번가면 실컷 바다냄새를 맡으라고 남편은 바다가에 날 내려둡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 나는 혼자서 멍하니 노산 앞바다를 내 눈속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그렇지만 그 바다는 오래가지 못하고 내 마음에서 눈 속에서 멀어져만 갑니다.
중년을 바라보는 여자가 이렇게 감수성이 예민하다고 남편은 한 번씩 농을 던집니다.
그 농이 싫지 않음은 나는 아줌마가 되기 싫은 아직도 옛날의 여고생인줄아는 철부지 아줌마입니다.
오늘은 삼천포에서 바다와 사는 친구가 멸치를 두 포씩이나 보내왔습니다.
멸치 박스를 풀고는 혹시나 바다내음이 나는지 코를 박고는 킁킁대봅니다.
삼천포의 비릿함이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저녁상에 바다를 풀었습니다. 멸치를 우려서 우거지국을 끓이고,멸치 똥을 따고는 고추장에 무치고 아무튼 오늘 저녁상은 파란 바다와 가족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사람사는게 이런거구나하고 나 혼자서 또 부처님께 기원드립니다.
이게 행복이니 제발 큰 욕심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슬픔을 선물하지 말라고..혼자 기원합니다.(오빠가 가고나서부터는 이렇게 혼자 부처님을 찾는 시간이 많아지니 나도 늙는가봅니다)
남편과 시어른들은 멸치가 맛있다고 오늘 저녁 잘 먹었다고 한 마디씩 합니다.
나도 덩달아 내 마음속에 채어진 바다가 포만감과 행복함을 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