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4

주책녕감님은 ?


BY 주책녕감 2003-11-28

오늘은 추수감사절

2003년11월27일 목요일. 낮 1시경

 

오븐에선 터키가 익어 가는 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 하는 이 시간.

딸아이는 뒷 마당, 양지 바른데서 세상에서 젤 편한 의자에 앉자서, 털 실로 목도리 뜨개질 하고, 사위는 장모에게 골프 개인교습하고 있고,  떵 폼 잡고, 티 삿하는 장모에게,  이런 저런 골프코치 하는 사위 넘이 고맙기도 하고 ,,,, 난 ... 어영부영 왔다리 갔다리 집 속에서 ...

에라 모르겠다,, 아캄이나 열어 보자.

 

미국에 이민와서, 아이들 공부 시키고, 결혼시키고, 집 사는데 몇푼 도와 주고는,

난, 아버지 임무 끝. 암것두 안하고 놀고 먹을련다. 선전포고하고는 일년만에 백기들고

마누라에게 투항. 돈 벌러 나간다고 한지가 어언 2년여 전.

 

여기 저기 이력서 제출 하고는..

면접 보고....

망할 넘들 ,, 내가 영어 못한다고 ..날  안써주네.

[ 참고로 : 주책녕감은 미국 생활 24년째, 나이는 환갑 지났음 ]

그렇다고, 이 나이에 한국 사람 찾아 가서 일 하겠다구 해야, 안 될건 뻔 한 일.

 

츠암나, 어디가서 직업을 구한담 ?

 

사오정에... 오륙도 라는데.....

 

환갑도왕(?)라는 말은 아직 한국에 없으니..

(환갑도왕=환갑지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도둑넘 심뽀. 왕 심뽀)

 

어디 보자,, 내가 한국을 떠날때의 나이가 ?

응. 사십전이였구먼. 그럼 그때로 시간을 돌리는거야.

타임 머쉰타고 ..꺼꾸로 가자구 .

 

태평양이 훤이 보이는 언덕위에 자리 잡은 콘도.

저거 내 껀데. [ 일년에 일주일만 내꺼 임.]

 

그 곳에서 한숨쉬며, 석양을 바라 보다가..

가만 있자. 내가 여기서 일을 해봐?

 

쇠뿔도 단숨에 빼라고, 다음날 , 보무도 당당히,,

메인 홀에 가서 .....

"여기서 젤 높은 사람이 누구여 ?"

 

내가 뭐.. 불평 불만을 하러 온 사람인줄 알고 정중히,, 모시는데..

 

턱하니,, 높은 사람 방으로 안내를 받아서 ,,,

 

"야!~ 나두 여기 콘도 주인인데.. 나두, 여기서 일 좀 하자."

"무슨 일을 하시 겠습니까?"

"아무 일이나 "

"아시안 사람들에게 이 콘도를 파는 일에 관여 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응 . 그거 좋지"

"그럼 Asian Marketing 을 해 보시지요?"

"응?  해 볼게."

"그러면, 아시안 마케팅을 어떻게 하실건지, 계획서를 써 오시기 바람니다."

"엉?"

"낼 다시 오시지요."

"그래 그러마"

 

아이고... 내가 지금 뭔 이야기를 한거야.

뭘 써오라구 했는데,,

내가 언제 영어를 써 봤어야지,,,

내가 영어를 읽고, 쓰고 , 말 잘하면 ,,,,

내가 미첬다구 이민을 왔겠어?

그 실력으로 한국에서 대학교수를 해두 했겠다.

 

뉴욕 사는 아들에게 전화를..

"야,, 오늘 아빠가 어디가서 면접을 했는데,,, 마케팅 계획서를 써 오란다."

"아빤 또 어디가서 일 내구 온거 아냐?"

"야 임마,,일 내기는.... 취직한다구 아빠가 ..."

"회사가 어딘데?"

"응 ..Marriott Vacatin Club International 이라는데 인데..."

" 암튼 아빠가 거기서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아빤 마케팅이 뭔지 알아 ?"

"몰라... 야 .... 그게 모니 ?"

"마케팅이 뭔지두 모르면서 그 일을 할려구 해 ?  아빠는?"

"응"

 

21세기 돈키호테는 나같은 사람.

 

다음날,  턱하니 마케팅 계획서 제출.

 

3일 후에 다시 마주 앉아서 월급 흥정(?).

 

"한달에 얼마를 받기를 원하십니까?"

"한달에 6백십칠만 오천원"

"좀 많은데...한달에....4백오십오만원"

뜸 들이다가.....

"좋다. 대신 3개월 후에 다시 ..봉급 협상 하자"

"회사 규정상 6개월 입니다. 재 협상은..."

 

암튼, 하늘로 날라 갈것 같은 기분.

 

지금은 일년이 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주책 녕감인 나 .

 

바쁘게 살아요.

 

난 남에게서 받는 즐거움이 뭔지를 알지요.

헌데,

남에게서 받는 즐거움 보다는

주는 즐거움이 엄청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 즐거움을 찾아서....

별별 일을 다 하고 살고 있담니다.

 

....

....

여러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