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수감사절
2003년11월27일 목요일. 낮 1시경
오븐에선 터키가 익어 가는 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 하는 이 시간.
딸아이는 뒷 마당, 양지 바른데서 세상에서 젤 편한 의자에 앉자서, 털 실로 목도리 뜨개질 하고, 사위는 장모에게 골프 개인교습하고 있고, 떵 폼 잡고, 티 삿하는 장모에게, 이런 저런 골프코치 하는 사위 넘이 고맙기도 하고 ,,,, 난 ... 어영부영 왔다리 갔다리 집 속에서 ...
에라 모르겠다,, 아캄이나 열어 보자.
미국에 이민와서, 아이들 공부 시키고, 결혼시키고, 집 사는데 몇푼 도와 주고는,
난, 아버지 임무 끝. 암것두 안하고 놀고 먹을련다. 선전포고하고는 일년만에 백기들고
마누라에게 투항. 돈 벌러 나간다고 한지가 어언 2년여 전.
여기 저기 이력서 제출 하고는..
면접 보고....
망할 넘들 ,, 내가 영어 못한다고 ..날 안써주네.
[ 참고로 : 주책녕감은 미국 생활 24년째, 나이는 환갑 지났음 ]
그렇다고, 이 나이에 한국 사람 찾아 가서 일 하겠다구 해야, 안 될건 뻔 한 일.
츠암나, 어디가서 직업을 구한담 ?
사오정에... 오륙도 라는데.....
환갑도왕(?)라는 말은 아직 한국에 없으니..
(환갑도왕=환갑지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도둑넘 심뽀. 왕 심뽀)
어디 보자,, 내가 한국을 떠날때의 나이가 ?
응. 사십전이였구먼. 그럼 그때로 시간을 돌리는거야.
타임 머쉰타고 ..꺼꾸로 가자구 .
태평양이 훤이 보이는 언덕위에 자리 잡은 콘도.
저거 내 껀데. [ 일년에 일주일만 내꺼 임.]
그 곳에서 한숨쉬며, 석양을 바라 보다가..
가만 있자. 내가 여기서 일을 해봐?
쇠뿔도 단숨에 빼라고, 다음날 , 보무도 당당히,,
메인 홀에 가서 .....
"여기서 젤 높은 사람이 누구여 ?"
내가 뭐.. 불평 불만을 하러 온 사람인줄 알고 정중히,, 모시는데..
턱하니,, 높은 사람 방으로 안내를 받아서 ,,,
"야!~ 나두 여기 콘도 주인인데.. 나두, 여기서 일 좀 하자."
"무슨 일을 하시 겠습니까?"
"아무 일이나 "
"아시안 사람들에게 이 콘도를 파는 일에 관여 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응 . 그거 좋지"
"그럼 Asian Marketing 을 해 보시지요?"
"응? 해 볼게."
"그러면, 아시안 마케팅을 어떻게 하실건지, 계획서를 써 오시기 바람니다."
"엉?"
"낼 다시 오시지요."
"그래 그러마"
아이고... 내가 지금 뭔 이야기를 한거야.
뭘 써오라구 했는데,,
내가 언제 영어를 써 봤어야지,,,
내가 영어를 읽고, 쓰고 , 말 잘하면 ,,,,
내가 미첬다구 이민을 왔겠어?
그 실력으로 한국에서 대학교수를 해두 했겠다.
뉴욕 사는 아들에게 전화를..
"야,, 오늘 아빠가 어디가서 면접을 했는데,,, 마케팅 계획서를 써 오란다."
"아빤 또 어디가서 일 내구 온거 아냐?"
"야 임마,,일 내기는.... 취직한다구 아빠가 ..."
"회사가 어딘데?"
"응 ..Marriott Vacatin Club International 이라는데 인데..."
" 암튼 아빠가 거기서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아빤 마케팅이 뭔지 알아 ?"
"몰라... 야 .... 그게 모니 ?"
"마케팅이 뭔지두 모르면서 그 일을 할려구 해 ? 아빠는?"
"응"
21세기 돈키호테는 나같은 사람.
다음날, 턱하니 마케팅 계획서 제출.
3일 후에 다시 마주 앉아서 월급 흥정(?).
"한달에 얼마를 받기를 원하십니까?"
"한달에 6백십칠만 오천원"
"좀 많은데...한달에....4백오십오만원"
뜸 들이다가.....
"좋다. 대신 3개월 후에 다시 ..봉급 협상 하자"
"회사 규정상 6개월 입니다. 재 협상은..."
암튼, 하늘로 날라 갈것 같은 기분.
지금은 일년이 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주책 녕감인 나 .
바쁘게 살아요.
난 남에게서 받는 즐거움이 뭔지를 알지요.
헌데,
남에게서 받는 즐거움 보다는
주는 즐거움이 엄청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 즐거움을 찾아서....
별별 일을 다 하고 살고 있담니다.
....
....
여러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