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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준 물방울 [넷세이 1 ]


BY 영악한뇬 2003-11-19

 

 

           [ 넷세이 ] no1.  난장이가 준 자신감

 

 

 

미국 시카고 공항에 옷 가방 두개만 달랑 들고 나타났던 때로부터 9년이

 

지났다.

 

9년 동안 얻은 것이 무엇일까?. – 미스 김은 지금 긍정적으로 과거를

 

되돌아 보려 애쓰고 있다

 

두 딸 아이를 얻었고. 1년 반동안 시집살이에서 얻은 걸레처럼 너덜너덜

 

해진 부부관계가 회복되었다.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되었고 , 평화가 어떤것인지를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과 가까워질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을 대표하는 돈.

 

그 돈은 늘 적자였다

 

빠듯한 봉급에 한국에 있는 시어머니에게 매달 송금을 해야했기에

 

그날 벌어 그날 쓰는 삶이였다

 

할 수 있다 보다 할 수 없다가 더 많았고

 

이해보다는 인종 차별일 것이다라며 마음에 상처를 내던 적이 더 많았고

 

열심히 무슨 일이든 하자 보다는 돈이 없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며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용기 부재의 존재.

 

들판의 억새풀이 되기가 무섭고

 

온실의 화초가 되기를 더욱 열망하던 존재.

 

그것이 미스 김이였다

 

남편에게 모든 경제권을 맏기고 미스 김은 마음 넓은 남편 말만 믿고 듣고

 

잘 따르며 9년을 지냈다.

 

도무지 발전이라고는 없는 삶속에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자만했다.

 

그런 미스 김에게 이제 발등 위에 불이 떨어지고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스 김은 그녀가 행복했던 매시 매초에도 뉴스와 신문을 통해 보이는

 

타인의 삶들이 너무나도 고달프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녀의 행복이 얼마나 모래 위의 성 같음을 알고 있던 존재였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난 살만하다 라는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던가 보다

 

그런데 이제 현실이 바로 미스 김의 발등 위에 떨어졌다

 

카드빛.

 

남들에게 일어났던 그 불행한 카드빛과 연관된 일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었는데 이제 그 가슴 아픔은 미스 김의 심장을 휘젓고 그녀의 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미스 김은 어제 버거킹을 두군대 가보았다

 

늘 나도 저런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서도 단 한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곳

 

 – 부끄럽다. – 문을 열고 들어가 “ 나 일자리 찾아요 “ 라는 말을 꺼낸다는

 

것이 미스 김에게는 커다란 모험이 아닐수 없었다.

 

그러나 당장 일해야만 한다.

 

미스 김은 차 속에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쥐약먹은 닭처럼 비틀거리며

 

그 문을 열었다

 

아직도 떨리기는 마찬가지

 

“ 사람뽑습니까?. Are you hiring?. “ 도대체 이 영어가 맞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미스 김의 말에 문득 고개를 들어 올린 것은 난장이 여자였다.

 

“ 일자리 찾아요?. Do you need application?. “

 

“ yes “

 

난장이 여자는 미스 김에게 서류를 주었고 미스 김은 난장이에게 눈을 떼지

 

못하며 그 종이 조각을 받아 쥐었다.

 

그 난장이 여자와 눈을 마주쳤던 그 순간부터 미스 김의 마음 속에서

 

따듯한 물이 한 방울씩 고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긴장과 두려움이 녹아 내리는 물방울 이였다.

 

그것은 난장이의 존재 자체가 준 용기이기도 했다

 

서류를 작성하는 동안 이것 저것 물어 보았고 그녀는 그때마다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그 친절은 이중적인 백인들이 보여주는 친절과는 달랐다.

 

무사히 서류를 내고 나오는 미스 김은 이제 겨우 세상으로의 첫발에 첫번째

 

문을 열고 나선것이다.

 

그녀가 고용되어 일을 하게 될지 않될지 는 알 수 없다

 

그러나 . 그렇게 문을 밀고 들어가지 않고 앉아서 걱정만 했다면

 

그녀는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랫동안 그 문을 밀고 들어서는 자신을

 

상상하면서 가슴 졸이고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경험하지 않은 인간은 발전할 수 없다.

 

거칠고 무서운 현실이라는 세상속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하는 미스 김은

 

지금 무섭다.

 

외롭다거나 슬프다거나 뭐 그런 감정은 전혀 없고 단지 무섭다.

 

이곳이 한국이 아닌 미국이라 더 그런지 모른다.

 

무섭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차근 차근 해보는 것이다.

 

그들도 하는데………..나도 할 수 있다 라고 외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