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으로 써서 다 알텐데 좀 걱정이 되는군!
요기 밑에도 썼듯 난 가난한 집에 방한칸에서 울 칠남매, 엄마아빠, 할머니
열식구가 잠을 자야만 하는 아주 가난한 집에서 살았지
나무 몇개이은 문으로 들어가면 자그마치 다섯가구나 있어
대문하나, 쪽문 하나, 후문 하나 있었는데
울집은 쪽문으로 드나들었어
빌라였냐구? 아니
3층 주택이였냐구? 아니
그냥 단층 집에 그렇게 많은 가구가 있었어
대문안에 땅중 반은 집주인 집이였고 반에 나머지 4가구가 살았지
집주인은 목재소도 했고, 양계장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였지만 닭도 꽤 많이 길렀지
우린 가난했지만 절대 도둑질은 안했어. 먹고싶은거 먹고 살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괴롭고 힘들게 살지도 않았어
근데 어느날 울 할머니랑 주인집 아줌마랑 막 싸움이 난거야
계란이 없어졌는데 쥔집 딸이 울 할머니가 양계장에서 계란 뒤에 숨겨가지고 나오는걸 봤다고 한거야
울 할머니는 본래 걸으실때 뒷집을 지고 걸으시거든
할머니는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당장 그기집애 데려 오라구 벌벌 떨면서 거의 실신하시기에 이르렀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도둑 취급을 할머니께서 받으셔야만 했지
(나중에 안 일이지만 계란도둑은 주인집 딸이였어 걔가 가져다 과자랑 바꿔 먹었대)
가난하기에 받아야 했던 또한번에 의심
그땐 스텐으로된 얇은 밥그릇에 밥을 먹었는데
울 옆집에 포장마차 하는 아줌마가 살았어 두아들을 데리고.
그아줌마가 냉면그릇이 없어졌다고 울집에 있는 쇠그릇을 보고 지들 그릇이라고 우기는거야
그래서 울엄마랑 또 막 싸웠지
가난은 이래서 나쁜거야
너두나두 깔보고 없어지면 가난한 우리가 훔쳐간거라고 하고
내가 초등학교 3~4학년쯤 됐을때 일을 쓰고 있는 중이야 지금
그러니까 70년 후반이나 80년 초반이였겠지
두살위에 언니랑 진짜 도둑질을 했어
우린 그때 고물을 주으러 다녔었거든 그래서 고물에 대해서 남들보다 많이 알았지
어떤것이 신주인지, 파지인지. 구리인지, .......
구리가 젤 비싸고 그담으로 신주가 값이 많이 나갔는데
주인집 뒤안에 공기밥그릇만한 신주가 (구멍이 일정하게 나 있는거) 두개가 있는거야
언니랑 나랑은 그걸 가져다 고물상에 팔았어
그걸로 과자도 조금 사먹고 울엄마 생신선물로 신발도 사 드렸지
5,500백원짜리였지
글쎄 금액도 기억이 난다니까 그옛날 신발 굽도 높고 엄마가 좋아하셨어
엄만 우릴 조금도 의심하지 않으셨어 우린 돼지 저금통에 저금도 잘했고
가끔 고물주워 팔아 돈이 생겨도 과자 한봉을 혼자 사먹지 않았으니까
몇칠뒤 울 대문안 가구들 집에 난리가 낫지
냉면기계가 없어졌다는거야(우리가 팔은게 냉면 빼는 기계였다지 뭐야!)
집주인은 이집저집 물어보며 다니면서 울옆집 포장마차집 아들들을 의심했지
그애들이 학교도 잘 안나가고 나쁜 애덜하고 어울리기도 하고 그랬었거던
사실 개덜도 머슴애들이 착했었는데.....
이래서 우리에 원수 집주인과, 포장마차집 싸움을 붙혔지
어린나이였지만 너무너무 통쾌했어
것봐라 안했는데 도둑으로 몰리는게 어떤 심정인지 당해봐라
집주인이면 다냐? 맨날 그렇게 세들어 사는 사람들 원수 만들어라
언니랑 나랑은 두집간에 싸움을 박수치며 즐겼지
아직까지도 아무도 몰라 두살위에 언니랑 나만의 비밀을....
그때 우리도 그게 냉면빼는 기계인줄도 모르고 뒤안에 있으니까
집주인껀지는 알고 훔치긴 했지만 그렇게 비싸고 쓸데가 있는 물건이라고는 생각
못했었지 ...
이거 설마 20년도 더 지난는데 집주인이나, 포장마차 아들들이 보는일은 없겠지?
나이가 다들 비슷비슷 했었는데.
다른사람은 몰라도 포장마차 머슴아들한테는 정말 미안했어
착했는데 우리때문에 의심받고
이글을 만약에 만약에 본다면 ...
포장마차집 아들 머슴아들아!!!!
정말정말 미안해 ! 용서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