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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생각 ( 주검들이 빚어낸 아름다움)


BY 안지노 2003-11-13

낙엽이 도처에 깔려 아름다움을 뿌려주는 계절이다.
뒹구는 낙엽을 슬프게보는 시선도 있지만 아름답게 보는 이도 있다.

슬픈감정을 갖고 보던 이들도 한편으론 그들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한다.
은행잎의 노란빛에 탄성을 올리고 붉은 단풍과 갈색의 갈참나무잎에 빠져 들기도한다.

낙엽은,
식물학적으로 말해 나무의 잎의 주검이다.
땅에 떨어져 썩어 사라져가는 것을 보면 주검이 아니라고 말할 순 없다.
그과정의 형태가 동물의 주검과 동일한 것을 보면 더욱 자명하다.

식물의 주검은 일면 깨끗하고,
요즘 보여지는 가을경치를 그들이 이뤄놓은 것을 보면 아름답기까지하다.

그러나 동물의 주검은 추하고 때로는 무섭게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더욱이 호흡을 같이하고 같은 형태의 삶을 산 같은인간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주검은 더 두려워지기까지한다.

그이유가,
분해과정이 식물과 다르고 움직임이 정지되는등
급격한 변화의 모습이 생경함을 준다는  생물학적 접근보다는
따듯한 가슴과 훈훈한 마음이 사라졌다는 감정적 접근이 더 설득력이 있으리라.
아니면 욕망과 추함으로 점철된 인생의 종말이주는 모습이라서 그럴까?

가을에 대한 작은 상념이 무거운 주제인 죽음에까지 이르렀다.

식물의 주검이 동물의 그것보다 아름답다는 사실이 경이롭고,
또한 그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