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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함이 있다면 삶이 빛날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BY 꿈꾸는 바다 2003-11-13


  따스함이 있다면 삶이 빛날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저,행복하게 잘 살께요'
스물여섯 끝을 채우며 살았던 정든 집을 떠나올때
엄마의 손을 잡고 눈물떨구며 굳게 약속했었지.
낯선길,세상속으로,
설레임,기대감,동경심,미래에 대한 푸른 청사진이 내가 가질 수 있는
내일에 대한 선물이었지

아버지의 손을 놓으며
한 남자의 반려자로 마음을 맞추며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어놓았지만,산다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삶은,도도히 흐르는 강물
구비구비 돌아서 흘러가는 쉬지않고 부르는 강물의 노래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나'
'나는 지금 잘 견뎌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영원처럼 생각하며 나를 던져 살아가고 있는가'
잘 가꾸어진 정원의 꽃보다 들녁에 어우러진 꽃처럼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바람처럼 
흐르는 강울처럼 그렇게 거슬리지않고 살아가려 했었지

행복했던 시간과 울어야 했던 시간들을 저울질 할 순 없지만
따스함이 있다면,삶이 빛날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따스한 눈길과 손길,따스함이 베어있는 마음가짐과 말씨
그게 내가 살면서 내가 내 속에서 늘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무형의 재산이었던 것이다

이 가을 따스함이 더욱 더 살가워지는 계절앞에
떨어진 낙엽을 한잎씩 주워들고
나는 돌아다 본다
그리곤 물어본다
아직도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한 톨의 불씨를 가지고 있냐고
얇디 얇지만 향이나는 작은 조각들의 향나무를 가지고 있냐고...
서둘지않고 천천히 한 조각,한 조각의 향나무를 불씨위에 살며시 올려주고 싶다

코 끝을 스치는 은은한 향기를 저녁 노을 깔듯이 
가을의 저녁위에 펼쳐주고 싶다
삶이 따뜻함에 쌓여
겨울을 날 수 있게
작은 화로 하나,
겨자씨 크기의 불씨 하나,
화로속에 넣어줄 작은 조각의 향나무를 준비해 놓아야겠다.

발 밑에 깔린 
노란 은행잎들을 들추이면 
빠알간 단풍나무 아래에 가면
길위를 나뒹구는 플라타너스 잎사귀 사이를 뒤적이면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만날수 있을지도 몰라...

가을이기에....
가을이기에....
더욱더 넉넉해지는 마음

가을이기에....
가을이기에....
더욱더 그리워지는 마음

가을이기에....
가을이기에....
은은한 나만의 향기를 바람에 날려주리라
따뜻한 내 사랑을 너에게 실어주리라

가을의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아

따스함이면 삶이 빛날거라 굳게 믿고 있는 여인아

이 가을의 사랑의 받아주오

당신을 사랑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