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입구 현관에 늦은 밤에는
카드를 대어야만 문이 열리는 장치가 되어있다.
따르릉~
"어이 망구야! 문열어도라. 에이씨 와이리 안열리노"
요즘 오십견 때문에 괴로워하는 마누라에게
엄청 맘씨 좋은 남편 될려고 그러는지 친구를 만나러 가면서
열쇠와 카드를 가지고 가니
기다리지 말고 푹 자라고 인심쓰는 남편이
고마워서 눈물 콧물이 다 날려고 했는데....
한 잠 들어서 비몽사몽인데 전화로 고함을 질러대니
'어이구! 내 팔자야 . 그럼 그렇지,안그러면 내일 해가 서쪽에 뜨지..'
일어나서 일층 현관으로 내려가니 아무도 없다.
'아니, 그럼 어디서 전화했지? 아직 도착도 안했으면서
똥개 훈련시킨다고 미리 나오라 말인가??'
하품하면서 나온 눈물을 닦으며 집으로 얼른 올라오니
따르릉~ 또 전화가 울린다.
"야~ 죽을래. 얼릉퍼뜩 안 여나? 이 망구야"
드디어. 본색이 드러나 막말이 나온다.
에구 제버릇 개줄까...
또 후다닥 뛰어내려갔다.
아니, 아무도 없잖아. 휴대폰을 눌렀다.
"영감! 내 요기 서 있는데 오데있능교?"
"망구 니는 오데있노? 내는 우리집앞에 서 있는데.."
"몇동앞에 서 있는지 위의 숫자를 한번 보이소"
"어,어, 요기가 오데고, 우리집은 몇동인고?"
진짜 못말리는 영감탱이다.
앞 동 아파트에서 난리를 피우고 있었다.
조금있으니 비틀거리며 비닐봉지하나를 들고
"♬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재~"
노래를 부르며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영감! 에이 문디@#$%
" 마누라야~ 니 좋아하는 호떡 사왔대이~"
좋아하기는... 오밤중에 누가 먹는대.
아들놈 같으면 한 대 콕 쥐어박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