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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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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는 순간 지옥이더군요.


BY 태양 2003-11-04

며칠전 내 남편이 누굴  만나고 있다는 괴전화를 받았다.

아주 주저하는 목소리로 내이름과 남편이름을 들먹였다.

전화하시는 분이 누군지 알고 싶다 했더니 전화는 뚝 끊어져 버렸다.

수화기 저편의 뚜하는 소리처럼 내맘에 한자락 바람이 지나갔다.

 

아침에 눈을 떠 시계를 보려고 머리맡에 놓인 남편 휴대폰을 집으니

휙 뺏어가 버린다.

그리곤 폰더를 열어 버튼을 누르더니 화면을 초기화 시켜 버린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가게에 전화를 해 보곤 다시 자리에 누운 남편.

나를 품에 꼬옥 안는다.

난 괜스리 눈물이 삐져 나오려 한다.

 

남편이 세수하러 욕실에 들어간 사이 난 궁금함에 남편폰을 열어본다.

'내가 필요할때만 전화하마'라는 문자메세지가 오늘 아침에 들어와 있었다.

수신자는 진주네. 누구지??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남편은 내가 이 문자메세지를 볼까봐 아침에 그렇게 폰을 낚아챈 것일까.

'전화주십시오' 어제도 '미안' 그제도 진주네에게서 그렇게 문자가 들어와 있다.

 

왜 매일 이런 문자를 주고받는 걸까...진주네가 누구길래.

폰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며칠전 괴전화의 여자와 목소리가 닮은 듯 하다.

오후 3시의 약간은 헝클어진 머리결같은 목소리.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찰라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설마..아니다'

남편을 의심하는 그 순간 마음엔 모래바람이 일었다.

 

진주네가 누군지 물어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오늘 밤에 퇴근하면 자연스레 남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진주네가 누구냐고 물어보는게 좋을까.

나무랄데 없는 내 남편에게 다른 여자는 상상할 수가 없다.

의구심이 솟구치기 시작하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며칠전 괴전화까지 생각나면서 맘은 온통 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