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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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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과 호빵


BY 누이야 2003-11-04

따뜻한 날씨에 문득

노란 은행잎을 보고 싶어서

무작정 문을 나섰습니다.

날마다 무심히 지나쳤던  좁은 골목길에서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잎을 찾았습니다.

올 여름 잦았던 비 때문인지

남쪽 지방의 따뜻한 기온때문인지 아직 

푸근한 노란빛을 띤 잎은 없더군요.

예쁜 은행잎 한잎 주우면 딸아이가  어제 

읽던 책갈피에  살짝 넣어두려했는데...

아쉬운 마음에 호빵 한봉지를 사들고 돌아왔습니다.

우리  어릴때는 이맘때만 되면 슈퍼앞 찜통안에

하얀 김이 나는 호빵을 팔았습니다.

그 때는 조그만 손에 따뜻한 호빵을 호호불며

사 들고 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지금  전자렌지에 호빵을 돌려 봅니다.

옛날의 그 맛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달콤한 팥맛은

가슴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참 좋은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