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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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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코스모스 길로 다시...!


BY 산,나리 2003-10-20

 

 

삶에 지친 그녀들은 1박2일이란 파격적인(?) 일정에 꽃띠 지딸들이 되어 나타나...
우습고..귀엽고...소리 지르고 싶어 했다.

 

더 이상의 감격은 시간이 아깝고 헛수고란 생각에 아예 단발머리에 포송 포송

얼굴이었던 옛날 옛적의 그시절을 그 자리에 당당하게 초대 하고서 고기사, 탁기사

두친구는 힘차게 엑셀을 밟아 그녀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여중시절 수학여행..그리고 올 봄 고향 나들이..
그리고 이번...가을여행의 테에마... 강화로 날라가고 있었다.


친구 송희가 남편, 두아들과 넉넉한 보금자리를 꾸며 20여년을 넘게 살고 있는
인삼으로 유명하기도 한 생소하지 않을 것 같은 거기 강화도...

 

가는 동안 차안에서부터 쏟아지는 왕수다와 무조건 천국일 것 같은 그날밤의

그녀들의 특별한 만남과 어우러짐의 상상에 푼수들이 다 되었었다.

 

강화대교 앞에서 강화떡 송희를 만나 가이드로 앞세우고 강화다리를 건너 드디어

그녀들이 갈망했던 가을여행+소녀시절로 들어가기 패키지 놀이에 입성을 했다.

 

따로 인천에서 건너온 정례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푸짐한 장어구이
점심을 폼나게 먹었다.


*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단정한 도로와 길 양옆에 오랜만의 키 큰 코스모스를 만났을땐
딱 더도 덜도 말고 15세적 철없던 그 소녀들이 되어 차밖으로 튀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코스모스앞에서 사진 한컷을 찍는동안 그녀들의 차뒤로 차들이 멈추어 정체의 일로에
서는 해프닝을 낳았고 부끄럼도 잠시 연신 낄낄대며 늪으로 늪으로 빠져 들었다.

 

서해안의 은빛물결과 윤기나는 갯뻘.. 고맙게도 잘 자라준 출렁이는 황금물결...
오마샤리프와 비비안리의 사랑을 더욱 강렬하게 어필하고 있는듯한 구름 사이로
조명처럼 쏟아내고 있는 석양의 강렬한 빛줄기.........!

 

적당한 언덕배기의 2층 카페에 턱을 괴고..팔짱을 끼고.. 테라스에 나가 팔을 벌려
심호흡을 하고 맑게 생긴 새빨간 딸기쥬스 잔에 가을을 담아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가끔 느끼한 친절을 베풀며 거들고 다니는 카페주인 후크산장은 차라리 잘 어울리는
이곳의 명사(?)였다.

 

그순간을 정말 탐내 영원하기를 진심으로 바랬고 멋진 영상속의 주인공들로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귀여운 여인들...................!

 

감격의 복받침이 파도가 되어 가슴속을 밀고 들어왔다.

그 하룻밤의 선물은 잘 짜여져 영그러져 갔고 한번씩 터지는 폭소는 칠흙 같은 밤하늘에
퍼져 별밤이 더욱 빛났다.

 

뒤 늦게 또 도착한 온 몇친구들의 허기를 맛드러진 꽃게탕으로 채우고 잠시 쉬고 있는듯한
라이브의 무대로 옮겨 광란의 파아티가 시작 되었다.

 

가수가 되고 익살스런 코미디언이 되고 음향기사에 조명기사까지..접대 메니져,

꼿꼿한 사감,분위기 공주...하여간 가관이 아니었고 아픈몸인데도 친구들을

만나 보겠다고 나타난 미국에서 온 제춘이...

기뻐하는 모습인거 같아 더욱 좋았다.

 

높게 드리워진 밤하늘을 향해 짖굿은 동네백이 머스마들처럼 온갖 환호를 쏘아 올렸고
또한 금새 밤별을 가슴속 깊이 품어 앉고 상념의 소녀로 선한 눈길을 날렸다.

 

얘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틈틈이 이 자리가 있기까지 가족들의 배려와 감사도
양념으로 버무렸다.

 

먼동이 트고 아침 바다가 갯벌을 덮어 그 앞에서 찰랑대고 보드라운 찬공기가 얼굴을
감쌌다. 두어시간 남짓밖에 안잤는데도 몸은 가뿟했고 옹기종기 앉아 커피와 찰떡과
과일로 아침을 대신했다.

 

일정에다 유리공예 구경을 하나 더 추가 시켜 투명 와인잔을 살림장만하고
또 이새벽녘 한국땅에 도착한 채순이와 전화 통화를 하고 송희와 헤어져 강화를 떠나 왔다.

 

상암 경기장옆 하늘공원의 억새풀 축제를 보기 위해 열기를 떨치지 않고 뭉쳐 달렸다.
억새는 그녀들의 상상을 넘어 훨씬 장관이었고 아름다워 또 밤을 맞았는데도 흥분을
꺼트리지 못하였다.


달콤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페스티발에서 억새 덤불에 주저앉아 잠시 매료 되었다가
몰려 오는 줌마들의 위치를 찾아 스스로를 재촉하면서 정감있는 나무 계단을 토닥토닥
내려오며 착하고 예쁜 마눌로 따스하고 포근한 에미들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그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