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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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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가을은 왔는데...


BY 고우리 2003-10-16

난 오늘 가을맞이 대청소를 했다.

대청소랄것도 없건만 옷정리랑 모처럼만의

구석 구석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아침을 대충 먹고 한잔의 커피와 이가을의 아침을 맞이하면서

청소하기에 돌입했다.

하기 싫어도 어쩔수 없이 오늘 내일은 해야 할것만 같아서...

낼 모레면 제주도에서 친구가 서울에 오게된다.

 

볼일이 있어서 오기도 하지만 오게 되면 아마 우리집에서

묵게 될것 같아서 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크지도 않은 집에 뭐 그리 치울게 많은지 몇시간씩이나

치우며 옛추억에 잠겨 보기도 하게 된다.

 

여름옷 못입을거랑 남편의 버려야 할 옷가지랑 버릴려고

대충 정리 하는데 눈가에선 알수없는 이슬방울이

맺히는걸 순감 짐작한다.

일년 칠개월전에 하늘나라로 이사간 남편의 옷가지를

아직 다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다가 하나씩 하나씩

버리는 순간순간 왜이리 마음은 아파만 오는지...

 

그립고 슬프고 남편의 사진을 바라보며 혼자서

뭐라고 중얼 중얼 대 가면서...

오늘도 남편의 티 몇가지와 와이샤쓰 몇가지를 비닐봉지에

살아있는 착각으로,

그래도 가지런히 담으면서 머리속엔 수많은 생각들로

내 작은 뇌리를 수업이 스치고 지나간다.

 

이미 떠나 버렸건만 아직도 마음에선 그리워서 못보내고

때론 보냈다고 말은 하건만 붙잡고 있는건 아닌지 나도 잘 모르겠다.

수많은 생각들로 뒤범벅이 되어서 한나절을 대충 청소하는데

시간을 보내고선 점심후 컴에 앉아 본다.

작년 11월부터 컴이란걸 배우게 되었다.

 

이걸 내가 몰랐더라면 얼마나 시간이 무료할까?

지금 생각해보건데 내가 컴을 배우게 된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컴을 알았기에 아줌마닷컴도 알았구 이곳을 알았기에

띠아지트도 알아서 많은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구

전국 아니 미국에서 까지 띠아지트 친구들도 사귀며 사는게

어쩜 내게는 큰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낼모레는 제주도에서 친구가 오게되고 다음주엔 (24일)

미국에서 친구가 향수병에 시달리다 매번 아지트만

드나들다 드디어 보고싶어 난리더니 드디어 얼굴로

마주하게 될 그날이 다가 오고있다.

 

이미 가을이 내게 와 있는지 오래되었다.

가을만 되면 난 깊은 가을 분위기 병에 시달린다.

마음이 센치해지고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뒹구는 낙엽만봐도

왜이리 눈물이 핑 도는건지 나도 모르겠다.

나이가 적기나 하나 낼모레면 오십을 눈앞에 바라보고 있는

이 아줌마가 사춘기도 아니요?

사추기 이게 더 무섭다고 누가 하긴 한것 같던데...

 

언제나 가을이면 난 심한 가슴앓이를 해왔다.

가을이라는 이름하에,

매번 힘들게 겪어야한 했던 이가을!

그런데 올해는 내게 있어선 더욱더 그러할것 같은

마음이 휑하니 텅비어 버린듯한 가을임을 느낀다.

 

곁에서 떡하니 버티어주던 덩치 큰 사람도 없이

허허로운 가을 들녁에  혼자 외로이 서있는 느낌 마져

가져다 준 이가을을 어떻게 지낼까?

 

조금은 두렵고 겁이 더럭 난다고 해야할까?

그러나 어찌어찌 잘 버티어 나가리라.

이미 가을은 내가슴에 와 있는지 오래다.

어쩌면 내가 앞으로 감당해야할 인생의 길처럼

이가을도 슬기롭게 잘헤쳐 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