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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기도 전 낙엽이 된 너!


BY 소심 2003-10-05

     

 

      한낮인데도 조금 어두워지는 길을 달려서 한 주검을 향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연도 다녀오는 길이였다.
      그 죽음 앞에서 열심히 목청 높여가면서 한시간여의 기도를 올렸다.
      영안실에 놓여진 사진을 바라보며  내가 아는 그분의 삶들을 떠올려 보았다.
      혈육이 없는  삶이었던지라 외로움이 보였다.
      늦가을도 아닌데 어찌 이리 날씨는 스산할까?

       연도에서 돌아오는 길에서 만났던
      스산한 날씨와 길가에 수북히  떨어진 나뭇잎들이
      마음을 더욱 공허하게 한다.
      떨어질 시기도 아닌데 벌써 생명을 다해 버렸기 때문이다.
      '벌써 떨어 져 버렸네'가 머리를 지배한다.
      '아깝구나'
      '슬프구나'
      '날씨의 장난이 너무 심하구나'
      '단풍의 생명을 다하고 길바닥을 덮어 주었다면 정말 아름다웠을 텐데.....'

      아마 간밤에 뒤흔들고 간 가을을 재촉하는 비와 바람의 심한 몸싸움이었나 보다.
      갑작스런 물리적인 힘은 때로 부조화를 만들어 낸다.
      아름답지 못하고 어둡게 느껴진다.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허탈 해 진다. 

      길가에 나뒹굴고 있는 푸른 잎새들의 서글픔에서 
      청춘을 불태우지도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버린 삶의 슬픈 추억이 
      자꾸만 떠오른다.
.
      황혼이 되어 아름다운 색깔로 채색되어 보지도 못하고
      바쁘게 저물어 갔던 푸른 잎새이던 너!  가슴이 저려온다.
      낙엽의 진정한 가치는
      쌀쌀해진 날씨와 어울려 저마다의 색깔을 발하다가 잎새로서의
      아름다운 생명을 다하면서 땅위로 떨어진 순간에도
      '곱구나'
      '낙엽이구나'
      '가을이 구나'
      '빛깔이 곱구나'
       라는 느낌을 줄 때 그때 낙엽으로서의 가치가  빛나는 것이겠지?
     

     
      바람에 뒹굴고 다니는 비에 젖은 푸른 잎들의 풍경은 슬픔이었다.
      검은 아스팔트 위에 흩어진 그네들의 모습은 자연의 부조화였다.
      검은 아스팔트의 퇴색된 모습에서 정리되진 못한 삶의 어두운 그림자를
      느낄 수가 있었다네.

      생명의 신비를 다하지 못한 사람의 모습도 푸른잎 되어 아스팔트위를
      나뒹구는 자연의 부조화와 무엇이 다를게 있을까?
      생명 다하지 못한 낙엽과 다를 바 없음이 자꾸 마음에 와 닿는다.
      열심히 피어 오르기 위해서 육신을 불태우기만 하다가
      붉디붉은 화려한 단풍이 되기도 전  서둘러 가지를 이탈한 네가
      몹시도 그리워진다.
 
      삶의 이치는 자연의 순환과 같아야 아름다움이 빛을 발휘한다.
      자연의 순환에서
      자연이 가져다 주는 악순환의 역경을 딛고 일어 설 때 그때 더욱 아름다움이
      성숙되어 지리라.
      폭풍에 지고
      풍랑에 쓰러져서.
      피지도 못한 아스팔트 위의 푸른 낙엽들의 흩어짐은 생의 포기였다.
      인생의 슬픔이었다.
      어두운 생의 종착역이었다.
      푸른 낙엽에서
      인생의 슬픈 교향곡이 흘러 나온다.
      못다한 삶의 연주곡을 연주하기 위해서 .....
      길가의 푸른 낙엽들에서 나는 내 아우의 슬픈 교향곡을
      음미하고 있다네.
      슬프면서 감미로운 음률이  나를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