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이 넘으신 친정 어머니 생신날이다.
몇일전 어머니로 부터 전화가 걸려 왔는데 이번 일요일 내려올거니?
조심스레 물으셨다.
추석때가서 뵈온지 얼마 안되었다고 생각한 나는
무슨일있나요?
엄마 왜?
잠시 머믓 머믓하시는 어머니~
아차~~ 추석지나고 어머니 생신이지~
그때서야 생각이 떠오른 나는
엄마 그럼 가야지 엄마 생신이자너 가고 말고요~~
가을 국화가 참 고운 계절!
초록망이 둘러진 바구니에 향좋은 국화 한아름~~
자주빛 노란빛 아련히 어울어지게 소담히 담아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에게 드리려 준비하였다.
나이들어도 언제나 만년 소녀처럼 어머니는 작은 상자에 색깔별로 메니큐어를 가즈런히 정리하여 화장대 한쪽에 놓으시고 좋아라 하신다.
그런데 지난번 뚜껑을 열어보니 오래 되어 그런지 여러개가 굳어있었다.
화장품 가게에 한참을 눈독 들여가며 놓았다 담았다 어머니에게 어울릴 핑크와 연보라, 흐린자주,색은 없고 광택만 주는 무색,반짝이 들어간 보라,그냥 무색에 은색 반짝이가 혼합된것,
골고루 준비하였다.
시험이 얼마 안남았기에 자율학습한다고 일요일도 학교에 나가야 하는 고3딸아이를
대동하고 서둘러 아침 일찍 차에 올랐다.
내일부터 나역시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았기에 일에 대한 부담도 그렇고 아침에 훌쩍 다녀오는게 좋을듯 싶었다.
휴일에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텅~~
빠르게 도착하였다.
딩동~
누구세요~~
분홍니트를 입고 환하게 웃으시는 어머니~
에구구~~ 자식이 뭔지~
아버님 살아 생전 주택에 오랫동안 사셨지만 홀로되시고 작은 아파트로 거처를 옮기시고 혼자사시는데 야무러진 외며느리가 다행스럽게 어머니에게 본분을 다하기에 그래도 감사하고 안심이 된다.
생일상은 오빠네서 점심에 준비했다고 친척분들이 그쪽으로 오신다고 한다.
회사일도 그렇고 딸아이 학교 공부도 그렇지만 사실 이른 시간에 서둘러 어머니를 뵈러 간 저의(?)는 ~~
스스로 자책인지 몰라도
늘 집안 어른들 모이시면 막내딸 시집너무 잘갔다면서 우리딸도 중신좀 하라고 해봐~~
서울딸이 그렇게 잘산다면서~~
휴~~
언제 부터였는지 사람 만나기가 그렇다.
특히 친척어른들 뵈오면 어떤 물음이 나올지 어떤 답을 드려야할지
막막하기에...
아무튼 어머니와 나 그리고 딸아이 셋이서 조촐한 아침을 들었다.
고3 딸아이가 이번 수시모집에 S여대에 1차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드리자 어머니는 주머니 쌈지돈 모은것 있다시면서 얼마의 보탬을 주신다 하며 아직 정식 합격도 아니건만 등록금 걱정부터 하신다.
손녀딸 손을 꼬옥 붙잡으시며 잘해야 한다 알았지?
정이 많은 어머니 손녀딸 한번 꼬옥 품에 안으시고 등한번 토닥여주신다.
당뇨가 있으시기에 몇번 고비를 넘기셨는데
앞으로 몇번의 생일을 맞이하실까?
나에게 커다란 버팀목인 친정어머니
부디 오래 오래 사셔야 해요
그러실거죠?
소녀처럼 지금처럼 오늘처럼 말입니다
엄마~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