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는 안 통해 ..
실재로는 나보다 열 배 이상 부자면서
돈을 아끼는데는 나보다 열 배 이상 아끼는 우리 큰언니
얼마나 구두쇠인지
소래에 가서 새우젓을 사 가지고 오면서
화장실도 참고 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로 구두쇠이다
--당시에는 화장실 문화가 발달되지 않아서 화장실을 갈 때 십 원을 내야 만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참을 만 했기 때문이었다고는 말하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은가
언니는 늘 모든 돈을 아끼고 아끼다 못해 답답해서 걱정될 지경이다
하다 못해 전화 값도 아까워서 내가 전화를 하면 강아지 자라는 얘기가지 다하면서
언니가 전화를 하면 할말만 하고는 얼른 끊는다
심지어 무엇이 궁금한데 내가 전화걸 때까지 기다리느라 혼났다는 말을 하기일쑤이다 ..
요즘은 아예 내가 전화에 관한 한 자유를 선언하고
언니가 전화를 하면 잽싸게 "언니 내가 걸게 끊어 "
하면 좋아서 얼른 끊고 내 전화를 기다린다
딸이 없는 언니는 나와 수다하기를 즐기는 편인데
나도 엄마대신 이러 쿵 저러 쿵 신랑에게 못 푸는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
어제도 신랑 흉을 보면서
에구 ..우리 신랑 얼마나 깍정이인지
자기가 매일 술 먹고 늦게 와서 미안한지
휴가이니 어디 나가서 함박 스텍 사주겠다고 해 놓구선
약속도 안 지켜
망가진 텔레비전 사러 돌아다니다가
점심때가 되자 마음이 변하여 비빔국수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며
결국 은근 슬쩍 자기 먹고 싶은 걸로 점심을 때웠거든
거기까지는 좋다 이거야
저녁 무렵 나는 큰 녀석 모의고사 끝나고 먹을 간식 가져다 주느라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작은 녀석이 학원 보충 있다고 하여 그 녀석 마저 학원을 데려다주고 오니 저녁 7시가 넘었어
집에서 영화보고 놀고? 있던 신랑은 배고프다고 성화를 하는 거야
세상에 ..
나는 아침부터 궁둥이도 못 부쳤건만 ..
갑자기 생각난 듯이 외식을 선언했지
"당신이 어제 분명히 나에게 함박스텍 사준다고 했지 밖에서 뭐 사먹자 .."
웬걸 ..
갑자기 뭔지 모를 마땅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지금 어디 가서 함박 스텍을 먹겠다는 거야 "
하면서 신경질? 이 난 듯한 표정을 짓는데 ..
내가 치사한 생각이 들어서 밥을 했어
나 오기에 가득 찬 맘으로 버섯전골을 끓이기 시작했지
"야 ..우리 거기다 당면 넣어서 먹자 .."
말이나 안 하면 밉지나 않지 ..
그래 오기에 육기를 거듭하며 조기도 굽고 계란찜도 하고
이것저것 냉동실을 뒤져가며 반찬을 내어놓았다
입이 찢어져서 .."반찬 되게 많다 ..아 근데 낙지도 있었네 .."
와 짜증나 ..
언니 내가 이렇게 오기에 가득 찬 저녁을 주었다 $#$%#
내 불평이 끝나자 우리 큰언니 하는 말
"얘 니네 돈 굳었다 뭐 ~~~~"
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