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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51

수능시험 그리고 딸...


BY kanghe0629 2003-10-02

한달 하고도 며칠을 채 남기지 않은 수능..

늦은 저녁  간식을 거부 하기도 하고

때로는  

" 엄마  수능 이 나를 이 렇게 만들다니...

  아~ 나의미모가 사라졌어  잉~ "

하면서 엘리베이터안에서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투덜댄다

아름다운 미모가 부시시맨이 됐다고....


늦은밤 지쳐서 전화를 한다

"왕비마마 여기 도서관  공주 모시러 오세요"
가끔 이렇게 우스게 소리를 하기도하고.....

한달이 조금 더 남은 어제저녁

"야 우리뽀송이 대학가면 좋겠네

 남친도 만들고 애인도 만들고 ...

 이쁜 옷입고 미팅도 가고  너무좋겠다 그지?'

"아고 ~ 엄마 나 수능치면 잠만 잘거다

일년내내..."
그러자 울막내 쫄졸이 왈

"치~  언니야 니가 백설공주가 . 잠만자게?

아님 줄리엣 하고싶나... 수능 다치면 함 보제이~

맨날 지만 이쁘다카고.. "

수능땜에 특별히 뭔가를 남들처럼 해주진 않았지만

괜스레 동생에게 가해진 협박 아닌 협박..

우리막내는 기다린다

빨리 수능이 끝나서  언니에게 복수할 그날을.....

때론 나에게도

"엄마 고 3 딸 있는 엄마 맞나?

맨날 내얼굴 보다 컴 모니터 더 좋아하고..

치사한 엄마 ... 나쁜엄마.. 미운엄마. 잉~"


힘들겠다 로 시작해서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어느새 가을이 다가서는 지금

울딸 뽀송이는 수능이라는 장애물경기를

마지막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중이다

수능이라는 이 장애물 경기의 코스를 달리면서

조금씩  홀로서기를 할수 있는

작은 어른으로 변화 되고있다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스스로 달릴수 밖에 없다는걸 배우면서..

"엄마 나 지금 잘거니까 새벽3시에 깨워줘 알았지?

꼭 3시야 안일어나면 궁뎅이를 때려서라도 깨워야해

알았지 엄마 꼭이야........."


몇번의 다짐을 받으면서 겨우 잠자리에든 뽀송이..

하지만 난 깨우지 않을거다

왜냐구? 수능보다 내딸이 더 소중하니까...

어서 어서 시간이 지나서

수능이란 놈이 우리공주를 놓아 주길

그날만 기다린다

결과?

최선을 다했다면 만족해야겠지..

하지만 우리뽀송이는 안다

결과가 만족하지 못하리란걸..

허리때문에 늘 학교에서 서서 공부하기도 하고

수업하다말고 병원을 가고 ...

결석또한 그놈의 허리땜에 밥먹듯이했으니..

하지만 어쩌랴

난 그래도 내딸이 선택한 결과를

행복해 하며 지켜볼것이다

아니.....

약간은 아쉬워 할까 나도 엄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