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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8

피해 다녀야겠다.


BY 올리비아 2003-09-30

친구네집에 놀러간 막내딸에게서
갑자기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왜 그러는데? 무슨일이야~"
"엄마~ 있잖아~현희네 집에서 향수를 갖고 놀다가
베란다 아래로 떨어 뜨렸떠"

"헉@ 뭬야!"
"그런데 말이야~그 향수가 아래층에 항아리에 부딪쳤는데~~"

"헉! 그..그래서?"
"항아리는 안깨졌떠!"

"혹시 다친 사람은 없었어?"
"웅~ 향수가 플라스팅이야~"

"뭐라구?"

녀석은 플라스틱이란 말을 플라스팅이라며
항아리가 깨지지 않은 이유를 말해주는데..

에효효...
계속되는 이야기가
참말루 섬찟 섬찟하다..

세상에~
베란다라니..
향수병이라니..
항아리라니..

에휴~~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더니..

우선 깊은 한숨을 짓고는..

"누가 그 향수를 가지고 놀라고 했니?
남의집에서 아무거나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고 했지??"
"훌쩍훌쩍..엄마 잘못했어요..현이가 먼저.."

"너 당장 집으로 와!"
"집에...가면..나.. 때릴라구?"

"그럼! 잘못했으면 당연히 혼나야지!"
"우앙~ 엄마~ 나 혼내지 마~"

"얼른 안 와?"
"나 혼낼거지?"

"빨리 오라니깐!"
"그럼 나 혼내지 마~"

에휴 이녀석이 증말루..-,-+

"너 말야 반성문 써가지고 와~"
"반성문? 그게 뭔데?"

아직도 반성문이 뭔지도 모르다니..에혀~

"반성문이란~~#$#@%.."
"일기처럼 쓰면 되는거야?"

"그래..너가 뭘 잘못했는지 적어 와"
"엄마 그럼 나 안 혼낼꺼지?"

"-_-; 그..그래.."

(일단 들어오기만 해봐라..끙..)

그리곤 잠시 후
집으로 들어온 녀석을 앉혀놓곤
좀전의 약속을 어기고 한참을 혼내었다.

그렇게 눈물콧물 다 뺀 녀석을
화장실로 들여 보내곤

딸이 써온 반성문을 읽자
난 그만 너무 어이가 없어서

 

혼자 웃고 말았다..

....................

-딸아이의 반성문-


나는 오늘 현희네 집에서 놀았다.

베란다에서 문열고 향수뿌리고 장난을 했다.

근데 떨어져 남의 집 항아리에 부딫혔다.

근데 플라스팅이어서 괜찮았다.

근데 현희아빠가 전화가 와서

나 만나면 혼난다고 그랬다.

그 아저씨를 잘 피해 다녀야겠다.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