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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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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꽃길


BY 향기 2003-09-30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 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허전 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걸어갑니다..."

지금도 가을이면 자주 불려지는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란 노랩니다.
구월이 시작되면서부터 TV와 인터넷에선 앞 다퉈
코스모스 사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가을들판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 본 적 있으시지요.
그 길을 걸으면 절로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이란
노래까지 흥얼거려지게 되구요.

작년 이맘때는 코스모스 때문에 한동안 흥분해 있었지요.
그 넓은 땅위로 꼭 누군가가 씨를 뿌려 놓은 듯이
꽃송이송이들이 가득가득 넘쳐나고 있었지요.
눈길 닫는 곳곳마다 작은 꽃송이들이 어찌 그리 많던지요.
고 작은 꽃송이들이 바람을 타고 제각각 제멋대로
흔들어대는 모습이란 황홀하다 못해 숨 막힐 지경이었지요.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 질 때까지 여러 번을 오갔던 그 길
올해는 정말 그곳이 코스모스 꽃밭이었나 싶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겁니다.
지금쯤이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야 할 때인데 말이지요.

코스모스는 신이 가장 먼저 만든 꽃이라고 전해지고 있을 뿐
꽃에 얽힌 이야기도 꽃 전설도 없습니다.
가냘픈 꽃송이가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예뻐 보이지만
한 송이씩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저 평범한 꽃일 뿐 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910년대 외국 선교사에 의해 들어왔고 순
우리말로는 '살사리꽃'이라 부른답니다.
바람이 불때마다 살랑살랑 거린다는 뜻이겠지요.

코스모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어의 코스모스(질서,조화)에서 바깥쪽
8장의 꽃잎이 질서 있게 자리 잡고 있는데서 유래되었다는데요.
소녀의 순정`순결`진심`애정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꽃 색은 흰색`분홍색`빨강색이 많지만 노란 코스모스도 있답니다.
저 역시도 그랬지만 보통 꽃잎을 8장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8장의 질서정연한 꽃잎 가운데 노란 부분이 다 꽃잎이라네요.

갈바람 소슬하니 불어오고 풀벌레 울음소리 더욱 더
슬프게 들려오는 쓸쓸한 가을입니다.
가을이 오면 내 좋은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던,
한들거리는 모습이 황홀하다 못해 숨 막힐 지경이었던
그 꽃길을 보여 줄 수 없어 너무너무 안타까울 뿐입니다.
작은 꽃송이송이 가득가득 넘쳐나던 그 꽃밭에서
작년처럼 마음껏 소리 질러봤으면
어스름 달빛아래 그 꽃길 걸어 봤으면
이른 새벽 뿌연 안개속의 그 꽃길 걸어 봤으면
그리고...그리고 꽃밭 한 가운데 앉아 펑펑 울어 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