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심부름은 나의 몫이 되였다
이른시간 늦은시간 아무때고 심부름은 나의 몫이 되어 있었다
연탄을 한번에 다른집 처럼 30장 아니면 20장씩 사면 좋을텐데 매일같이 한장 아니면 두장씩을 새끼끈으로 사와야 했었다
겨울에 찬바람 맞으며 양손에 연탄을 들고 나르는 일은 정말 하기 싫었다
눈이라도 오는날이면 연탄재를 언덕길에 뿌려 놓는다
나는 뒤뚱거리며 걷는다
나는 연탄불도 잘 갈아 놓는다
방에는 난로를 두었는데 낮에는 방에 밤에는 부엌으로 옮겨 놓는다
조금 늦은 저녁시간 이였다
작은방 함께 어울려 잠을 자던시간
연탄불을 살피시던 어머니께서 언니 아니면 내게 일어나기를 바라셨다
연탄을 갖고 오라고.
두언니는 잠을 자는듯 했다
나도 일부러 일어나지 않았다
몇번인가 어머니는 우리중 한명이 일어나기를 바라시다가 화가 나셨다
그순간 참으로 짧은 순간에 어머니는 화를 참아내기 힘드셨나보다
번쩍 하더니 나의 왼쪽 눈가에 무엇인가 날아와 꽃혔다
매우 뜨겁고 화끈거리는가 했더니 끈적함이 주루룩 흘러 내린다
어머니가 순간 집어던지신 연탄집게가 나의 눈 가장자리에 꽃혔다
어머니의 성내심이 나의 눈 가장자리에 모아졌다
줄줄 흐르는 피
얼굴을 가린 작은손으로 뜨거운 피가 흘러 내렸다
"아버지 오시면 엄마 이를거야 엄마가 내눈을 이렇게 했다고 이를거야!"
나는 울면서 어머니를 원망하다가 나의 게으름을 후회하다가 어머니의 말씀을 들었어야 했는데 하면서 눈물과 피를 함께 흘렀다
그냥 찬물로 얼굴을 씼었다
그리고 흐느껴 울다가 아버지가 오시기전에 잠이 들었다
약도 없었다
아니 약을 살돈도 병원에 갈 처지도 안되었다
흐르고 흐르는 피를 수건으로 누르다 누르다 잠이 들었는데 아침이 되여 눈을 뜨니 앞이 안보인다
왼쪽 눈은 아예 부어서 붙어 버렸고 오른쪽 눈도 퉁퉁 잘 쪄낸 찐빵처럼 부어 올랐다
손가락으로 오른쪽 눈을 벌려보니 그래도 사물이 보여 온다
그런데 왼쪽눈은 후끈거리며 콕콕 쑤셔 온다
아프다는 말씀도 드리지 못하였고 어머니의 표정을 살펴보니 어머니도 매우 곤혹 스러워 히시는 표정이다
그냥 퉁퉁 부은 눈으로 그렇게 학교를 갔다
무슨일이냐 묻는 선생님께 장난 하다가 넘어져 쇠붙이에 찔렸다고 말씀을 드렸다
몇일이 지나도 왼쪽눈의 부풀어 오른 부기는 빠지질 않았다
주일날 교회 가는일은 참으로 좋았다
무엇을 주는것 없는데 그냥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교회에서 담임선생님이 여자분이셨는데 예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참으로 고우시고 얌전하셨다
내 모습을 보시더니 깜짝 놀라시며 나를 위하여 기도를 아주 절절한 기도를 해주셨다
나는 약도 한번 바르지 않았고 병원치료도 받지 않았고 선생님의 기도만 받은것이 전부였다
그 선생님의 온유한 마음과 선량한 마음과 사랑의 마음이 진심으로 나에게 전해졌다
나는 그후로 조금씩 부기가 빠지더니 어느 사이엔가 눈이 나아졌다
지금도 왼쪽 눈가장자리에는 흉터가 남아있다
나는 이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치유의 손길이라고 믿는다
두눈이 모두 퉁퉁 부어올라 앞도 안보였는데 오른쪽눈까지 후끈거리며 위아래 눈꺼풀이 덮였는데 약한번 사용하지 않았고 선생님의 기도로 나는 그 기도에 치유의 손길을 주셨던 귀하신분의 손길을 나는 믿는다
어머니도 얼마나 마음을 태우셨을까?
가난한 형편에 병원도 못가고 바라만 보시는 어머니의 마음이였음을.......
맞으라고 던지신것 아니시건만 하필이면 눈에 맞아서 줄줄 흐르던 피와 눈물 범벅
순간의 참지 못함의 결과를 어머니탓만 할까?
모든일의 결과가 어느 한사람의 탓이라고 할까?
내가 흘리는 눈물보다 얼굴 가득 흘러내렸던 붉은 피보다 더많이 어머니의 가슴속에는 아픔이 흘렀으리라
늘 차가운 겨울이 오면 이제는 도심지에서는 거의 볼수 없는 19공탄
나는 왜 19공탄이라 이름하였는지도 아주 늦게야 알게 되었다
어쩌다 보여지는 연탄을 보면 왼쪽눈의 작게 남겨진 흉터를 바라본다
그리고 만져본다
눈가장자리에 남겨진 흉터와 어머니의 고통을.....
아마도 어머니께서는 이세상을 떠나셨던 그날까지 가슴에 상처로 남겨 있었으리라
그때는 몰랐다
어머니의 마음을
내가 아이의 어머니가 되여 이자리에 있게되니 어머니의 마음이 가득 전해진다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전해진다
찬바람 가득 불어도 자녀사랑은 아주 뜨겁기만하다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