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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


BY sharegreen 2003-05-06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
지리산에서 토종꿀이 많이 채취되는 것은 야생화가 많기 때문입니다.
야생화의 입장에서 보면 그 반대의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즉 지리산에 야생화가 많은 것은 토종벌이 많기 때문입니다.
벼, 옥수수, 소나무, 은행나무 등 바람으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몇몇 식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식물은 벌과 나비 등의 곤충에
의해 꽃가루받이를 하는데, 환경 오염과 파괴로 꿀벌 등 곤충이
점점 사라지는 곳은 제때 꽃가루받이를 못해 씨를 맺지 못하기에
야생화도 함께 줄어든다고 합니다.

며칠전 우리부부는 나물도 캘겸 요즘 어떤 꽃들의 꿀을 벌들이 모을까 궁금하여
천왕봉 북동사면 끝자락에 있는 우리 토종벌 집들 주변을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산기슭은 이제 공기까지 초록으로 물든 듯 한데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 초록의 싱그러운 내음과 함께 야생화의 달콤한 향을느낄 수 있습니다.
4월초 지천이던 조팝나무가 마지막으로 하얀 꽃잎을 흩날리고 있고,
이제는 민들레, 제비꽃, 애기똥풀, 냉이꽃, 왕고들빼기,
미나리아재비, 둥글레, 유채꽃, 봄구슬붕이 등등의 시절입니다.
양지바른 무덤주변에는 꽃이 진 할미꽃의 하얀 꽃씨가 바람따라
흔들리고 있고, 키다리 엉컹퀴가 곧 보랏빛 꽃술을 벌릴 기세입니다.
이곳은 토종벌만큼이나 흰색의 토종 민들레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
토종벌은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 때문에 요즘 너무 바쁩니다.
보통 꿀벌은 탐색벌이 먼저 꽃 꿀을 찾아 집에 있는 동료들에게
원형 춤 또는 엉덩이춤으로 위치를 알려주어 꿀을 따러 가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집을 나서면 산이 온통 야생화로 덮혀
있어서 매일 즐거운 향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왕벌은 매일 알을 낳고, 일벌은 부지런히 꿀과 꽃가루를 모읍니다.
벌통 안에 손거울을 넣어 벌집을 살짝 비춰보니 무리가 많이 늘어 났습니다.
아기 벌도 많이 깨어나 부지런히 자라고 있겠지요.
아기 벌은 처음에는 애벌레 돌보기와 집짓기, 집안 청소등 쉬운 일만
하다가 3주째 부터 꿀과 꽃가루를 따러 나옵니다.
요즘 매일 아기 벌들이 새로이 날개 돋이를 하고 있습니다.
벌들의 기세로 추측해보면 고구마 밭에 고구마 순을 심을 때쯤이면 본격적인 분봉을 할 것 같습니다.
고구마는 음력 4월 초파일 경에 심는데, 부처님의 자비가 우리 벌 밭에도
가득하여 벌들이 꿀을 많이 모으고, 분봉도 잘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분봉: 벌 개체수가 많아져, 한집에서 살기에 공간이 너무 비좁을 경우, 새로운 여왕벌 세력에게 구 여왕벌 세력이 양보하고 집을 나와, 새집을 마련하는 걸 의미합니다.)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미나리아제비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제비꽃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구슬붕이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냉이꽃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우리집에 심은 흰철쭉
지리산에서 저하는 야생화---우리집에 심은 철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