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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과 또 한판의 전쟁이...


BY 박 라일락 2003-03-10



아들놈과 또 한판의 전쟁이...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락 한판 붙을 기미가 엿보여서 불안하고..
오늘 아침 우리 집에는 로또복권 땜에 대란이 벌어졌다.
 
 
늦은 아침상 머리에서 신문을 뒤적이면서 아들 놈 왈;
“이번 로또 일등당첨자가 93억인데 역대 최대 당첨금이라, 운운..”
 
그 말 받아서 어미 왈;
“인생역전극은 아무니 하나?
하늘에 별 따기 만큼 당첨 확률이 어렵다는데 
사행심에 물 들린 사람들 정말 이해가 안가더라.
그 돈으로 가족끼리 오순도순 불고기나 해 먹지..“
 
가만히 듣고 있던 아들 마누라 왈;
“로또복권 때문에 일주일이 즐겁다는...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어머니 아들님 있잖아요.
그도 일주일에 3~4 만원씩 사다 나르는...“(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뭐라고? 
지난번 한번으로 끝내라고 했거늘 요즘도 그 짓을 한다고?”


“엄마 열 내지 마이소. 
소 뒤 걸음 치다가 쥐 잡는다고 이 아들이 당첨되면 우짤라고...“

“우짜긴.. 네가 1등으로 당첨되는 그 순간에 행복 끝,불행 시작..
우리 집은 풍지 파산이 눈앞에 훤하지..”
 
 
갑자기 머리에 수증기가 확 오른다.
몇 번 이월로 한참 열 붙었던 10회(?) 때에 
나의 직계 가족(아들, 사위)들이 사들인 
로또복권 금액이 자그마치 몇 십만원치가  넘는다고 한다.
물론 단돈 만 원짜리도 당첨되지 않았고..
당사자들은 물론 쉿~하였고 마누라들의 귀 뜸으로 알았지만... 
 
 
새벽부터 피땀 흘러서 벌인 구리알(뱀알)같은 황금으로 
뜬 구름속의 행운을 잡으려는 아들의 우둔함이 한심스럽기도 하고
아직 젊다는 핑계로 돈의 가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답답함에 울분을 토하고 말았다.
 
 
“우리 아들 님께서 지난번에 로또 1등 당첨되면 
분명 한국에 안 살고 외국으로 나가서 띵까띵까 살고 싶다고 했지 랑..
엄마는 외국생활에 적응하기 힘드니깐 
한국에서 먹고 살 만큼 해 놓고 너 혼자 훌훌 떠난다면서?“
 
 
어리석은 나의 아들놈아!
물론 1등 당첨 되리도 만무하겠지만 당첨된들..
진정한 노동의 대가가 아닌데 갑자기 졸부가 되고..
버려도 개(犬)도 안 물고 가는 황금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과연 그 돈으로 평생 행복하게 살수 있다고 어떻게 보장한단 말인가..
 
 
“주식은 불안전하니 하지 말라.
복권은 사행심이 가득하니 사지 말라.
땅 짚고 헤엄만 치는 인생을 평생살라고? 
젊은 사람 정말 짜증나고 살맛 없다“라고 어미한테 토하는 불만이 
더디어 로또복권 샀다고 고자질 한 지 마누라한테로 불똥이 튀었고..
 
 
언제나 그렇듯...
며느리 시어미가 한편이 되어서 아들놈과 대치하는 
또 한판의 구라파전쟁이 지나갔으니..
우리 집은 바람 잘 날이 없도다. 
 
 

그래..
아들아.
하늘은 한없이 높아서 잡지 못하고..
땅은 너무 넓어서 다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단다.
순리대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 같아서..
어미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느낀..
너에게 그 방법을 택하라고 일러주는 것이란다.

아들놈과 또 한판의 전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