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남편은 몸에 알코올 기만 퍼지면 집에다 골백번 전화하는 아주 고약한 버릇이 있다 평상시 맨정신일때는 목소리를 좌악 깔아서 "나야 잔화온거 없어?알았어.뚝..." 그러면 전화를 받는 나를 보며 옆집 상희엄마가 나더러 무슨 전화를 그렇게 받느냐고 의아해한다 왜냐면 "여보세..아니.."더이상의 말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러나~~~술에 취해서 밤 11시에 집에 전화벨이 울리고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아 정말 미운 목소리 남자의 코맹맹이 소리로 "여보 나 집앞인데 당신 나 사랑해?? 보고 싶었지?? 이리나와 응??" 그러면 또 내가 장단을 맞춰줘야 시그럽지 않기때문에 "그럼 그럼 무지무지 사랑해(목구멍을 꽉밟고서..)그리고 엄청시리 보고 싶어 미치겠네 (속으론 환장하겟네)"이렇게 치켜주면 나의 사랑?하는 남편 감격을 한다 아니 느닷없이 전화해서 그러면 무슨 사랑이 시도 때도 없이 솟아나남? 이런 기가막힌 장면을 연출하면 옆에 있던 큰딸아이가 한심스럽게 쳐다보며 "엄마는 참 유치스럽긴 쯧쯧"하며 지방으로 들어간다 그러면서 난 화를 꽉꽉 참아가며 겉옷을 걸치고 하늘 (자칭)같은 서방님을 뫼시러 나간다 그러면 저쪽 한 길을 허우적거리며 걸어온다 덩치나 작아야지 점점 가까이 올수록 가관이다 눈동자는 완전 분리되어서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 갈피를 잡을수 없고 자기딴엔 똑바로 걸어오는데 이놈의 길이 이리저리 굽었다 폈다 올라왔다 내려왔다가 하는통에 미치겠다나? 그리고 그저 좋아서 히죽히죽 혼자서 웃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술냄새 팍팍 풍기면서 나의 작은 ?어깨에 엉겨 붙는다 그렇게 어깨동무하고 동네 골목을 비집고 발마추어서 집에 오면 그대로 골아 떨어진다 그런 어느날 또 술을 몸에다 들이 부었는지 오밤중에 전화가 왔다 " 여보 나 있잖아 종점에 있는 노래방이야(25시)빨리나와 기다린다.뚝" 이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또 나는 자동으로 입으로는 궁시렁 거리면서 옷을 주섬주섬 입고 슬리퍼 질질끌고 노래방 문을 열때까지 욕을 하면서 들어서면 서"그냥 오면 되지 왜 또 불러내? 정말 .." 하면서 보니 혼자서 마이크를 잡고 "내일을 기다려~~어"부르며 나더러 손가락으로 어서 노래 골라서 예약하라는 거다 난또 열심히 노래를 찾느라 잔소리 할 사이도 없이 "카페에서"를 겨우찾으니까 바로 내차례. 세상에 둘이서 하니까 얼마나 바쁜지 노래 부르면 또 찾고 그런데 갑자기 이남자가 화를 내는 것이다 왜 그러냐니까 자기노래 부르는데 박수와 함께 앵콜을 보내지 않았다는것이다 정말 기가 막혀서 정말 동생 같으면 한대 때려주고 싶다 어쨌던 우린 목이 터져라 너무너무 바쁘게 노래를 부르고 노래방을 나오는데 이 남자 내 어깨에 은근히 손을 올리더니 술 냄새 솔솔 풍기면서 하는 얘기가 "아까 댄서의 순정"부르는것을 보니까 당신 전직이 수상해..." 아니 옥경이 한테 장단좀 맞춰줬기로서니 사람을 긁네 그래서 이때까지 참았던 분노와 스트레스를 모아모아서 집에 도착할때까지 쏴 댔다 술이 깨도록. 도데체 분위기 파악도 못하면서 귀여운척하는 웬수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