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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0

거울


BY 추억하기 2003-09-17

 

몸이 좋지를 못해 쉬고 있다.

친구가 야외촬영을 한다며 와서 도우미를 해 달라고 한다.

가까이 지내던 친구는 아니었지만 "아무도 없었나 보구나." 싶어

그러겠노라고 했다.

강과 산림욕장 또 세트장을 오가며 아침 9시부터 시작된 강행군은

밤 11시가 되어서야 끝을 맺었다.

친구예비부부와 그날 처음만난

다른 예비부부 그들과 함께 온 도우미는 남자였다.

 

그날 이후 한달여 집으로 매일 편지가 날라왔다.

주에 한번씩은 꽃바구니 꽃다발도 왔다.

한달여 시간을 꽉 채운후 마지막에 날라온 꽃바구니 속엔 카드도 있었다.

"6월 14일 친구분의 결혼식이 끝나고 만나고 싶습니다."

지난 한달여의 시간속에 마음이 많이 끌리고 있었나부다...

난 연애중이었다!

이전의 남자에게서는 느끼지 못했던 살가움과 결의와 평안함을 느꼈다.

과감하게 이전의 남자를 포기하고 남자 도우미와 결혼 맘을 먹었지만,

집안의 반대는 만만치가 않았다.몇일씩 집안에 갇혀도 있었고,

30되도록 한번도 맞아 본 적이없던 매도 맞았다.울기도 많이 울었고...

도우미로 왔던 지금의 남편은 일반적인 견해로 볼때 결혼상대 십순위

밖이었다.부모님도 안계시고,시할머니에,장남에 아래로 결혼안한 또 학업도

마치지 못한 동생까지 줄줄이었다.게다가 부업하며 고시준비하는 고시생이었다.

...................................................

지금,

내가 그런 입장이 되었다!

막내시누이 나이는 22살! 남자친구는 26살! 어리지만,어찌보면 어리지 않을

수도 있는 나이다.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온 외아들! 여동생!

정읍이라는 멀기만한 집! 박봉의 전자회사 영업사원! 사글세로 시작해야 하는

신혼생활! 모시고 살아야 하는 시부모!...............이런 것들이 과연 결혼

이란 것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올케이면서도 또 언니이기때문인지 난 아주 목숨을 건다.

이런 나를 비웃듯이 막내시누이는 예전의 나처럼 숨어서 전화하고,숨겨놓은 키보드 찾아내어 멜도 보내고,나 없는 틈타 집으로 불러들이기도 하고......

내 과거를 거울로 보는 듯 하다.

내가 저렇게까지 했나 싶을만큼 내 속을 상하게 한다.

내 엄마와 내 언니와 오빠들의 마음이 이러했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더했을 것이리라....지금의 난 다만 올케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