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장마비가 한창인 이맘때면 떠오르는 한장의 추억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교복이 있듯 저희 아버지에게도 계절마다 입으시는 옷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헤진옷을 귀어입고 몸에벤 재활용과 아껴쓰는 정성은 가족들은 물론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분이였습니다.
여고 2학년때의 일입니다. 아버지가 위암 말기라는...믿기지 않는 선고에 가족 모두는 보이지 않게 울고 난리법석이였습니다. 병원에서는 수술도 불가능하며 10월을 넘기기 어려울거라며 이쯤돼면 많은 고통이 있었을텐데 하며 안타까움의 말씀만 하였습니다.
차마 아버지에게 이야기 할수없어 망설이자 아버지는 의사선생님께 직접 가셔서 당신의 삶이 얼마 남지않았음을 확인하셨습니다.
한여름의 무더위속에 시작해놓은 농사일에 아버지는 들녘에 쪼그리고 몇일을 하늘만 바라봤습니다. 어머니의 맘고생이야 이루 말할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절망감도 잠시 아버지는 힘닫는데 까지 일을하실 거라며 팔과다리를 걷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하셨습니다. 한시간도채 못해 쉬고 끝내 집에 돌아오시던 아버지...
평소에 난취미가 농사일이란다. 라며 세상에서 가장 당당하고 거짓없는 일이 농사일이라며...웃으시던 아버지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해에도 장마비가 한창내리고 있었습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마루에 나왔을때 저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일년내 모아두었던 사료포대에서 틋어놓은 실과 비료포대를 잘라 한장 한장 바느질로 큰 덮게를 만들고 계셨습니다. 그비를 다맞으며...
난 마당으로 뛰어가 아버지를 붙잡고 엉엉 울었습니다. "아빠 이러지 말아요! 이젠 제발 이러지 말아요..."아버지는 울지마라며......다독거려 주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프다는 소리한번 내지 않으시고 엎드려 기도하는 자세로 눈을 감으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수년이 지나 막내딸이 결혼했음을 하늘에계신 아버지도 아신다면 한껏 미소지어 보이 시겠죠...아버지 늘 생활속에서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고 새록 새록 숨쉬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제겐 큰 힘이됩니다.
아빠 사랑해요...!
이한마디 못한것조차 후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