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하게 하루일을 마치고 돌아올 남편에게 맛있는 저녁상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
청송의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네요.
이곳은 지명의 뜻풀이 그대로 푸른솔이 많은 곳이예요.
창밖으로 보이는 청송의 풍경.... 참 이쁘네요.
연초록으로 깊어지는 산, 조각천을 이은 듯한 논과 밭,
그 수채화처럼 맑은 풍경을 다칠까봐 살며시 내리는 색시비....
인테리어 잘된 카페보다 훨씬 더 분위기좋고 헤즐넛 커피보다
더 그윽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며칠전부터 친한 이웃과 우리집이 합쳐서 텃밭을 하나 일구었어요.
여긴 버려진 땅이 많아 부지런만 하면 왠만한 채소는 내손으로 재배해
서 무공해로 먹을 수 있답니다.
첫날은 밭을 갈아 비닐을 깔았구요.
이틀째는 고추를 3고랑 심었어요.
그리고 어제는 오이, 가지, 토마토, 참외 모종을 심었죠.
주로 아빠들이 퇴근후에 농사일을 하고 여자들은 맛있는 안주 만들어 와서 새참으로 막걸리를 곁들였어요.
5월의 햇살이 늬엿늬엿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고 아직 떡잎을 단채로
이식을 시작한 모종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우린 흐뭇한 마음으로
막걸리를 한잔.. 두잔.. 석잔...
막걸리가 그렇게 맛있는 술인 줄 몰랐어요.
오가는 사람들도 불러서 한잔씩 나눠 먹는 재미란....
아이들은 밭 주위에서 흙투성이로 구르며 놀구요.
오늘 이 비가 더 반가운 건 그때문이지요.
텃밭의 그 놈들이 갈증에 시원한 물을 쭈욱 들이킬 생각을 하니
이 비가 고맙고 기특하네요.
그것들이 만들어낼 열매들, 채소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사랑으로 자란다던가요.
작은 텃밭하나 일구고 나니 내 마음밭에도 희망의 씨앗을 뿌려 놓은 양 설레고 기대됩니다.
이곳에서의 이런 소박한 삶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