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82

대통령은 도대체 뭐 하노?


BY 억새풀 2003-08-28

여보세요.

광고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나이는요?  30대 후반인데요.

경력있으세요?  네.

그럼 이력서 가지고 일단 와 보세요.    네. 딸깍.

 

얼마 만에 써 보는 이력서인가!

한 10년도 더 넘었겠다.

가슴이 두근 거린다.

여기 저기 서랍을 뒤져보지만 있을리 만무하고

얼른 근처 문방구로 가서 이력서 한 통을 사 왔다.

 

근데 이력서를 펴 보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학력및 경력사항을 적으라는데 뭘 적어야 하는지를.....

견본에 보니 주~~~~욱 많이도 적어 드만

내사 달랑  마트 2년 근무  6월말 퇴사.

요것이 전부 인것을.

아님 이쁜 딸래미 하나 울 효자 하나 요거라도 적어 볼까나...

그저 허탈한 웃음만 나올 뿐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정성들여 적었다.

 

그날따라 날씨는 왜 그리 후덥지근한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도 할겸 걸어서 가기로 했다.

 

얼마 안되는 거리 같은데

날씨마저 날 도와주질 않고

위치도 애매하고 여기 저기 물어 보고.

그리고 이 근처 친구가 있어 왔는김에 얼굴이나 한번 보고 싶어 핸폰을 했다.

받질 않는다.

하여간 도움이 안돼요.

 

좀 있다가 또 했드니 이 아지매 지금 찜질방이란다.

아이구! 속 열불나 죽겠는데 니는 참 팔자도 좋다.

혼자서 궁시렁 공시렁~~~~~~~

하여간 이런 저런 모든 상황이 날 더 덥고 짜증스럽게 만들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좀 긴장이 되었다.

 

시간이 아침8시 30분 부터 오후 4시 30분

오후반이 4시 30분 부터 밤 11시 까지란다.

그리고 일주일씩 교대로 한다나

시간을 좀 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니 말해 보란다.

그래서 얌전하게 말했다.

아침9시 부터 저녁 7~8시 까지가 좋겠고

아니면 오전반 시간을 좀 더 하더라도 밤 시간을 한 10시 까지로 했으면 좋겠다고.

 

그랬더니 비시시 웃으시면서 사장님께서 그러신다.

아무래도 주부들은 밤 시간이 좀 그렇치요? 

예 좀 그렇죠.

그럼 내일까지 전화 드릴께요.

네 알겠습니다.안녕히 계세요.꾸벅.

 

근데 전화가 없다.

내가 해 볼까 생각하다가 비참하고 서글픈 생각마저 들어 그만 두기로 했다.

또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문제다.

아니 시간이 괜찮으면 월급이 적다.

물론 내 입맛에 마추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부들 설 곳이 넘 없는것 같다.

 

이런 우리 사회가 정말 맘에 안든다.

대통령은 도대체 뭐하고 있노?

아줌마들 일자리나 좀 많이 만들어 주지

그라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아니 일석 이조 아이다 일석 오조쯤 되겠다. 

 

쓸데없는 원망도 해본다.

바보처럼 실실 웃음이 나온다.

아니 크게 푸하하하하.

으하하하하.

 

오늘도 난 벼룩시장을 뒤적거려 보지만

또 여기 저기 빨간 줄을 긋고

전화기를 돌리는 수고를 마다 않치만

아무리 뒤적여도 날 오라는 데는 안 보이는것 같으다.

아니 내가 갈 곳이 없는것 같다.

 

내 일자리 돌리도~~~~~~~

여기 일 성실히 하는 아줌마 있어요.

많이 있어요.

크게 소리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