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났어, 경사~!"
전화속의 남편 목소리는 흥분이 잔뜩 배어 있었다.
"무슨 경산데요? 뭐가 그리 기쁜데요?"
가게 문제로 머리속은 온통 복잡투성인데
"경사"라는 말을 듣는순간 우습게도 내가 희망했던 별의별 경사들이
섬광처럼 번쩍이며 스쳤다.
이일 저일이 줄을 서서 나를 바쁘게 하는통에
나흘만에야 겨우 시간을 만들어 시골집에 갔던 남편.
새소리도 아니고 쥐소리도 아닌 소리가 나더란다.
소리를 쫒아 가보니 닭집 속이었고,
수탉은 낯선새끼들에게 마누라를 뺏긴것이 화가 났는지
갓깬 병아리들을 제새낀줄도 모르고 쪼아대며 따라 다니고 있었고
다행이도 몸이 작은 병아리는 물그릇밑으로 피해서는 어미를 불러 대고 있는거 였단다.
혹여 밤에 쪽제비라도 덥칠지 모르니 창고방으로 잘 옮겨 놓으라고 해놓고 보내는 하루밤이 정말 길었다.
두번이나 시도를 했다가 실패를 했기에
집에서 키운거 잡아 먹을순 없으니
남은 사료 다 먹이면 누구나 줘버리자고 했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보란듯이 깠나보다.
딱, 세마리
내가 머리속에 그렸던 노란 병아리가 아니고
토종닭인 어미의 색을 쏙 빼닮아 머리엔 까만점 하나씩이 찍혀 있다.
보송보송한 궁뎅이가 너무나 귀엽고 앙징맞다.
자기가 먹기에 알맞은 모이를 고르느라고 돌아 다니는 발의 모양이
넓찍하게 펴놓은 모래그릇위에 흐리게 찍혀 있다.
어미닭이 제발 나가달라고 꾸꾸거리며 나를 경계하더니
새끼들을 품고는 내 놓지를 않는데
품속이 답답한 한마리가 어미의 쭉지위로 목을 내민다.
쪼그리고 앉아서 저린 다리를 이쪽저쪽 번갈아 펴다가
끝내는 깔아논 신문지위에 퍼질러 앉아 버렸다.
하루종일을 앉아서 지켜보래도 지루하지 않을것이다.
아직은 "삐약"소리도 제대로 못내는 병아리 세마리가
이렇게도 내게 순간적인 행복을 만들어주고 있는것이다.
남들이 보면 별 우스운일을 가지고 행복해 한다고
의아해 할지도 모르는데,
나는 이런 사소한 일에도 행복해 하고 있으니
나의 행복칫수는 아주 낮게 책정되어 있는게 분명하다.
요즘 나는,
공연히 나혼자 신이나서
걸려 오는 전화속의 모든 사람들에게
빠뜨리지 않고 꼭 하는말이 있다.
"우리집 병아리 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