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급한데 택시는 안오고..
덩달아 멀쩡하게 생긴 우산은 뭐가 잘못된건지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비 때문인지 머리위에서 얼굴로 빗물이 제법 떨어진다.
아침 8시쯤 비몽사몽인데 전화벨이 울리더니 큰녀석이
" 아~ 네 안녕 하세요...네...알겠습니다...?
" 딸깍______ ...
..............?
"모야...모니?.."
난 가재눈을 뜨고 큰녀석에게 전화가 누구에게 왔냐는 말을 건넸다.
"어엉~ 원이형 아줌마요...엄마에게 전화 좀 해 달래요.."
'모지...?????'
한 10분쯤 다시 잤나부다...일요일 아침 일찍 왤까???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기를 들었다.
" 어~~~ 나야 전화 왜?..."
"응 오늘 신**씨 영세 받잖아~....너 올래?..."
"아~~알았어...가야지..갈께.."
...................................!...
부산나게 움직였다.
어젯밤에 늦게 동생네들과 헤어지고
새벽녘에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꿀잠을 자고 싶었다 ..늦게까지
쌀 씻어 밥 앉히고 머리 감고 드라이하고 화장하고
입으로는 세남자에게 이후의 나의 스케줄을 말하며
명령을 때리고 있었다. 바쁘다고 바쁘다고 수선을 치면서..
.
.
" 어디가니?...이비에...?
" 차창문을 쬐금 열고 건너 동에 형님이 아는체를 했다.
"네~~ ...." 어쩌고 저쩌고 설명을 하고 택시보다 마을버스가 빨리와서
무조건 타 버렸다. 길바닥에 억수비에 끝없이 그러고 있을일이 아니었다.
버스를 타고 나와 내려 거기서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아저씨에게 숨이 넘어 갔다.
"아저씨~빨리요..빨리..** **병원이요.."
...................
.
영세식은 다행히 이제 막 시작하려 했다.
병원안 조그마한 성당.
젊으신 신부님,단정해 보인 수녀님 세분,
오늘의 주인공 친구부부는 단정하고 깨끗한 옷차림에
맨 앞자리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그 옆에 또 한사람 대부를 설 원이 아빠(다른 친구 남편)도..
두번째 줄에 건장하고 체격좋은 아들 하나..
지 엄마 몸매를 닯은 날씬한 딸 하나,
그 뒤에 원이엄마,미리엄마...
그 뒷쭐에 살곰살곰 조용히 나도 자리를 잡았다.
띠엄띠엄 몇몇 신자들과 함께 식은 진행되었고 .....
남편이 절차에 따라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가는 과정을 옆자리에서
지켜보고 있는 친구는 간곡하고 뼈져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더욱 힘내어 성가를 불렀고 더욱 힘주어 손모아 기도했다.
' 십자가위의 당신의 마음처럼 평화롭게 하소서....! '
그리하여 그 옆에 아내를 더욱 사랑하게 하소서,
아들하나 딸하나에게 한량없이 포근히 미소지어 보이고
품에 안아 아빠의 온기를 다 내주어 멋진 아빠로 보이게 하소서!
알프스의 영원한 소녀들 같은 수녀님들은 디.카로 사진도 꼼꼼히 찍어 주시고
끈임없는 미소를 머금고 정성스레 영세식의 수발을 드셨다.
식은 그 어떤 영세식보다 거룩하고 순수하게 진행되었고
돌아서서 인사를 나붓이 하는 친구남편은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
사도 요한으로 탄생되어 우뚝서고 있었다.
"축하 합니다~..축하 합니다~~ ..."
밝고 맑게 식을 끝내신 젊은 신부님은 축하의 멘트를 연신하시고
보이지 않는 그 어떤 큰 선물을 주신것처럼 눈길을 보내셨다.
" 이제 틈나는대로 이곳에 오셔서 기도하시고 하느님을 만나세요... .......................................도와 주실겁니다..... "
"네~~~~~~~~~~~~ 감사 합니다~~ "
됐다..........다시 태어나서........................
우리는 모두 기쁘게 힘 주어 축하하였다.
※ 친구 남편은 지금 폐암 말기 환자입니다.
여러분도 기도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