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외도 845
이런친구 어때요 1043
이상은 오늘 아침 현재
내가 아줌마컴에 올린 글의 제목과 조회수이다.
오늘 아침에 에세이 방에 와보니
"남편의 애인에게 편지를 썼다" 라는 제목의 글이 떠 있었다.
물론 조회수가 막강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물에 포장지가 먼저 눈에 뜨이듯이
사람이 인물과 외모가 먼저 어필하듯이
글방에선 글제목으로 말하는 것 같다.
남편과 외도에 다녀왔다고 여행기 방에 글을 올렸는데
제목이 상당히 매력이 있었던가?
"외도" 라는 제목이 재미있었나?
혹시나 하고 열었던 사람들이 역시나...하고 실망하지 않았을까?
"이런 친구 어때요?" 라는 글은 정말 싱겁고
내가 읽어도 재미없는 글인데 조회수 1000명을 넘었으니
조횟수는 내 글에 실망한 사람 숫자라고 보면
타당할것이다. 조횟수가 오를수록 거북스럽다.
요즘 일조량이 모자라서 과일맛이 엉뚱하다.
잘생긴 복숭아가 싱겁고 신맛때문에 짜증이 날때가 있고
파란 청사과는 떫은 맛에 배반감을 느끼기도 한다.
게다가 외국 열대과일이 겉은 멀쩡한데
속이 말라버린 경우는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조회수가 글의 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은
인터넷 세대가 너무 잘 아는 일이지만
매스콤에 떴던 사람의 글에 맹목적으로 클릭하게 되는 것은
내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엊그제 어떤 책의 이름을 단순히 써 놓은 글을 읽었다.
그 책을 내가 읽었고 제법 무거운 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라
담백한 글 제목에 끌려서 들어갔다가 빨려들듯이 글들을 섭렵하게 되었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깊이 있는 갈등. 내면화시켜나가는 열정,
담담히 자신의 소신을 펼쳐나가는 유연함.
보화를 찾아낸 듯한 즐거움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우연히 내 글을 열어 본 이들에게 맥빠지는 실망을 주었다면
이곳을 빌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혹시? "살며 생각하며" 라는 제목이 암시하는대로
그저 살아가며 생각나는대로 옮긴 편린이로구나...! 생각하고
"그럴수도 있지..." 라는 정도로 끄덕여 준다면 진심으로 감사한다.
매스미디어 시대에 군중속에서 정말 우리가 얼마나 고독한가를,
그 군중이란게 얼마나 무력하며 부평초처럼 유랑하는 가치관인지.
표피적 감동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직시하며 살아야 할 것을
다짐해 보는 아침이다.
장대비 멈춘 비개인 하늘이 유난히 고맙고 싱그런 초가을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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